서론
최근 지구온난화와 그로 인한 기후변화로 한반도 내에는 과거에 찾아볼 수 없었던 극한강우가 여름철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매년 6~9월 이러한 극한강우가 발생하는 우기에 인공사면 및 자연사면에서의 산사태로 인해 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산림청에서 제시한 그 피해 정도를 살펴보면 2004년에서부터 2016년까지 13년간 산사태로 인한 평균 피해면적은 360 ha, 피해복구를 위해 투자된 비용은 평균 656억 원에 달하며, 인명피해는 연 평균 약 6명으로 나타났다(Korea Forest Service, 2016).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산사태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극한강우 조건에서 발생하는 산사태로 인한 피해 저감을 위해서는 산사태 발생 시간 예측을 통한 사전 대피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강우가 산사태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인식되어, 다양한 연구자들에 의해 강우를 고려한 산사태 예측 기준이 국지적 및 광역적으로 제시되어 왔다(Lumb, 1975; Guidicini and Iwasa, 1977; Caine, 1980; Brand et al., 1984; Hong et al., 1990; Kim et al., 1998; Crosta and Frattini, 2001; Aleotti, 2004; Jan and Lee, 2004; Guzzetti et al., 2008). 국내에서는 산림청이 정의한 산사태 조기경보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연속강우량 100mm 이상이거나 일 강우량 80 mm 이상 혹은 시간 강우량이 20 mm 이상일 경우를 산사태 주의보로 보고 있으며, 연속 강우량 200 mm 이상이거나 일 강우량 150 mm 이상 혹은 시간 강우량이 30 mm 이상일 경우를 산사태 경보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강우에도 불구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지역과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 나뉘게 되는데, 이는 곧 강우에의해 지반이 반응하는 특성이 다른 것으로 해석되므로 산사태 발생의 사전예측을 위해서는 강우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도 함께 고려되어야한다(Church and Miles, 1987; Keefer et al., 1987; Reneau and Dietrich, 1987). 이에 강우에 의한 지반재료의 변화특성을 고려한 산사태 발생 메커니즘 분석 및 사전 탐지 기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어 왔다(Sirangelo and Versace, 1996; Glade, 2000; Sirangelo and Braca, 2004; Baum et al., 2005; Tohari et al., 2007; Chleborad et al., 2008; Huang et al., 2009; Bíl et al., 2015).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강우에 따른 지반재료의 변화특성을 바탕으로 한 산사태 발생의 시간적 예측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미한 실정이며(KIGAM, 2012),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강우침투에 의한 2 m 이하의 얕은 깊이로 나타나는 천층파괴 형태의 산사태(Kim et al., 2004; Chae et al., 2015; Song et al., 2016) 발생 시 지반재료의 변화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강우침투에 따른 산사태의 발생특성과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의 모관흡수력 및 체적함수비의 변화특성을 분석하여 산사태 조기경보 기준에 관한 연구에 기초가 되고자 산사태 모형토조 실험을 수행하였다.
산사태 모형토조 실험장치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주로 발생하는 강우침투에 의한 천층파괴를 재현할 수 있도록 실험장치를 제작 및 구축하였으며, 실험을 통해 강우침투에 따른 산사태 발생특성 및 지반특성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KIGAM, 2016). Fig. 1은 모형실험장치의 모식도를 나타낸 것으로, 모형실험장치는 크게 모형토조, 강우재현장치, 그리고 계측장치로 나뉜다.
모형토조는 선단부(toe part), 사면부(slope part) 및 정상부(crest part)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길이는 선단부 0.9 m, 사면부 1.5 m, 그리고 정상부 0.3 m의 값을 가지고 폭은 0.5 m에 높이는 0.7 m로 구성되어있다. 모형토조의 경사는 높이 조절을 통해 0o~50o까지 조절이 가능하며, 인위적으로 강우에 따른 산사태를 유발하기 위해서 실험에 사용된 각종 풍화토의 물성시험을 통해 밝혀진 내부마찰각보다 더 큰 각도인 35o로 설정해주었다. 토조의 한 쪽 측면은 사면의 거동을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고강도 투명 유리판으로 제작되었으며, 모형토조의 바닥은 토사와 바닥면 사이에서의 활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미끄럼방지 테이프를 부착하였다(Fig. 2).
강우재현장치는 이동식 자동진동조절 인공강우기로, 구성요소는 크게 살수장치와 물탱크, 그리고 강우조절 장치로 나뉜다. 3개의 개별 진동노즐로 구성된 살수장치는 60o 각도로 회전하면서 강우를 살수하게 되는데, 이들은 천장에 설치된 높이 4 m, 길이 5 m의 레일을 따라 모형토조 상부에서 원하는 위치에 고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강우강도는 강우조절 장치의 제어장치(rainfall controller)와 유량조절기(flow meter)로부터 각각 노즐의 회전속도와 유량조절을 통해 설정이 가능하며, 여름철 빈번하게 발생하는 극한강우조건을 구축하기 위해서 200 mm/hr의 강우강도에 해당하는 노즐의 회전속도(30 rpm)와 유량(0.50 cm3/hr)을 고정시켜주었다. 200 mm/hr의 강우강도 구현을 위한 노즐의 회전속도 및 유량은 사전에 수행된 강우강도 시험을 통해 설정하였다(Fig. 3).
지반재료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하여 사용된 계측장치는 모관흡수력을 측정하는 Tensiometer와 체적함수비를 측정하는 TDR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의 측정값은 데이터 로거를 통해 불러들인다. TDR과 Tensiometer는 각각 미국 Decagon사의 5TE센서(Fig. 4(a))와 MPS-6센서(Fig. 4(b))를 사용하였다. 계측장치는 인공사면의 선단부, 사면부 및 정상부에 각각 토조 바닥면으로부터 수직높이 0 m (GL-0.6 m), 0.2 m (GL-0.4 m), 0.4 m (GL-0.2 m)가 되는 부분에 함께 설치하여 총 9세트의 계측센서를 활용하였다. 각각의 센서에는 위치별로 번호를 지정해주었으며, Fig. 4(c)에서 보는바와 같이 사면의 천부(shallow depth) 및 선단부부터 시작해서 사면의 심부(deep depth) 및 정상부까지 총 1~9번까지의 센서번호를 지정해주었다(W; TDR, S: Tensiometer). 한편 데이터 로거는 미국의 Campbell Scientific사의 CR1000을 사용하였으며, 데이터 수집 시 과부하를 막기 위해 10초 단위 간격으로 측정값들을 불러들였다.
지반재료의 특성
본 연구에서는 국내에서 산사태 발생빈도가 높은 화강암 풍화토 및 편마암 풍화토와 더불어 이암 풍화토 시료를 이용하여 산사태 모형토조 실험을 진행하였다(Kim et al., 2004). 화강암 풍화토의 경우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 지역에서 샘플링 하였으며, 편마암 풍화토와 이암 풍화토는 각각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 태산리 지역과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장성동의 도시개발사업구역에서 샘플링을 실시하였다. 기본적인 물성시험을 통해 도출된 시료의 공학적 특성은 Table 1과 같으며, Fig. 5에는 각 시료의 입도분포 곡선을 나타냈다.
실험조건 및 실험방법
물성시험을 통해 드러난 각 시료의 현장밀도(total density)를 기준으로 한 현장조건(in-situ condition)과 상대적으로 느슨한 조건(loose condition) 및 조밀한 조건(dense condition)으로 나누어 산사태 모형토조 실험을 진행하였다(Table 2).
실험방법은 먼저 사면의 경사를 35o로 고정시켜 준 상태에서, 주어진 각각의 시료를 이용하여 사면의 수직방향으로의 높이가 0.5 m가 될 때까지 다짐봉을 통해 연직방향 0.05 m의 간격으로 각 실험의 밀도 조건에 맞게 인공사면을 구축하였다. 인공사면을 구축함과 동시에 총 9세트의 계측센서를 주어진 위치에 설치하였으며, 계측기기를 포함한 인공사면의 구축이 완성되면 사면 내 함수비의 평형을 유도하고 수분의 증발을 억제하기 위하여 사면을 비닐로 덮은 후 실험 전까지 12시간 이상의 안정화를 취하였다(Tohari et al., 2007). 이 후 실험을 진행하기 전에 인공사면 상부에 강우덮개를 설치한 뒤 강우를 살수하여 본 실험의 강우강도인 시간당 200 mm의 강우가 일정하게 살수되는지를 확인하였다. 강우재현장치의 안정화가 확인되면 강우덮개를 개방함과 동시에 실험을 시작하였다. Fig. 6은 산사태 모형토조의 실험방법을 순서도로 나타낸 그림이다.
자료 분석 및 결과
강우침투특성
앞선 Table 2에 나타난 실험조건별로, 강우재현장치를 통해 인공사면에 살수된 강우의 침투특성을 살펴보았다. 강우의 침투여부는 각 심도별로 설치된 3개의 TDR센서가 일정한 값을 유지하다가 모두 증가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잡았으며, 그 당시 측면에서 촬영된 영상자료를 토대로 강우의 침투특성을 분석하였다. Fig. 7은 3번 수행(case1~3)된 화강암 풍화토의 현장조건 실험 중에서 첫 번째 실험(case1)에서 천부, 중부, 심부 및 각 심도별로 설치된 세 가지 TDR센서가 모두 강우침투에 의해 증가하기 시작했을 때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보는바와 같이 모든 실험조건에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강우침투에 의한 포화영역을 나타내는 습윤전선(wetting front)이 천부에서부터 심부로 점차 전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편마암 풍화토와 이암 풍화토 역시 인공사면에 살수된 강우의 침투는 천부에서부터 심부로 점차 전이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풍화토별로 강우의 침투속도는 화강암 풍화토가 가장 빠르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이암 풍화토, 편마암 풍화토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각의 풍화토 종류에 대한 밀도별 강우의 침투특성을 살펴보면 느슨한 조건일수록 현장조건의 경우보다 강우침투가 빠르게 일어났으며, 조밀할수록 강우침투에 의한 습윤전선의 전이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나타났다.
산사태 발생특성
앞선 Table 2에 나타난 실험조건별로, 강우침투에 의한 산사태 발생특성을 살펴보았다. 산사태의 발생 여부는 각 심도별로 설치된 3개의 TDR센서가 강우 침투에 의해 증가하다가 모두 급감하는 시점을 그 심도에서의 산사태 발생 기준으로 잡았으며, 이때 촬영된 정면영상을 바탕으로 산사태 발생특성을 분석하였다. Fig. 8은 그 중에서도 화강암 풍화토의 현장조건 세 번째(case3) 실험에서 촬영된 정면 영상을 나타낸 그림이며 Fig. 9와 Fig. 10은 각각 편마암 풍화토의 현장조건 세 번째(case3), 이암 풍화토의 현장조건(case1) 실험에서 촬영된 정면 영상 자료다. 모든 풍화토 실험조건에서, 인공강우살수 후 초반에는 지표면에서 종적인 침식 및 세굴현상이 우세하게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8~10(b)). 그 후, 세굴면을 따라 침식이 점차 확산되다가 이 부근에서 횡적인 인장균열면 즉, 붕괴면들이 국지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붕괴면들을 따라서 산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Fig. 8~10(c)). 산사태는 천부에서부터 심부로 점차 깊이 나타나는 천층파괴(shallow failure)의 특징을 주로 보인 가운데, 실험 중반에는 국지적으로 생긴 각각의 붕괴면들이 사면의 정상부 쪽으로 전이되는 후퇴성 붕괴(retrogressive failure)의 양상도 함께 나타냈다(Fig. 8~10(d)). 이후 산사태가 천부에서부터 심부로 점차 확장됨에 따라 붕괴면들은 점차 거리가 좁혀지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Fig. 8~10(e)),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붕괴면들이 서로 만나 사면의 급격한 경사를 따른 최종적인 산사태가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8~10(f)). 한편, 편마암 풍화토의 경우도 천층파괴와 후퇴성 붕괴의 산사태 특징을 잘 나타냈지만 화강암 풍화토나 이암 풍화토에 비하여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뚜렷한 붕괴면을 찾기가 다소 어려웠다.
천부에서부터 심부로 점차 전이되는 강우침투특성에 따라 산사태도 마찬가지로 천부 사면에서의 산사태가 먼저 일어난 후 중부 및 심부에서 순차적으로 발생되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화강암풍화토가 가장 빠르게 그리고 이암 풍화토, 편마암 풍화토 순으로 전체적인 산사태가 발생하였다. 또한, 밀도가 증가할수록 각 심도별로 산사태가 일어나기까지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화강암 풍화토의 경우 현장 조건에 비해 느슨할수록 각 심도별 산사태는 약 18분~50분가량 빠르게 나타났으며, 조밀한 경우 약 35분~1시간 느리게 나타났다. 편마암 풍화토의 경우 느슨한 조건일 때 약 56분~2시간45분 정도 빠르게 산사태가 일어났으며, 조밀한 조건일 때 약 1시간 정도 느리게 산사태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암 풍화토도 마찬가지로 밀도에 따라 약 22분~1시간15분가량의 차이를 보여, 밀도가 증가할수록 산사태도 상대적으로 느리게 발생했다.
한편, 본 실험에서는 사면의 양 측벽에서 침식이 상대적으로 빠르고 활발하게 일어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몇몇 조건의 실험에서는 사면 심부(deep depth) 부근에 산사태가 발생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으며(Fig. 9(g)), 사면 선단부(toe part) 부근에 모형토조의 경사가 꺾이는 부분에서는 더 이상 산사태가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10(g)).
지반재료 변화특성
모관흡수력
Fig. 11은 각 풍화토별 현장조건의 대표적인 케이스의 실험에서 측정된 모관흡수력 계측자료를 나타낸 그림이다. Fig. 11에서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은 각각 인공사면의 천부, 중부, 심부에 설치된 센서를 의미하며, 실선은 선단부, 파선은 사면부, 점선은 정상부에 설치된 Tensiometer에서 측정된 값을 나타낸다. 실험을 통해 측정된 강우침투에 따른 모관흡수력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강우의 침투특성을 잘 반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빨간색으로 표시한 천부에 설치된 Tensiometer들이 먼저 반응을 하고 난 후, 중부에 설치된 파란색 센서와 심부에 설치된 초록색 센서가 순차적으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관흡수력은 대체적으로 각 센서에서 측정된 초기값을 일정하게 유지하다가 강우침투에 의한 포화영역에 도달하면서 그 값들이 별다른 전조현상 없이 매우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실험조건에서 이러한 경향성이 나타난 가운데, 강우의 침투나 산사태의 발생이 늦게 나타난 편마암 풍화토의 경우 모관흡수력이 반응하기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 수 있다(Fig. 11(b)). 모관흡수력의 변화특성은 밀도별로 큰 차이가 없으나 앞선 강우침투특성 및 산사태 발생특성에서 살펴보았듯이, 밀도가 증가할수록 모관흡수력의 값이 급격히 감소하는 부분까지 걸리는 시간이 느리게 나타났다. 각 심도별 산사태는 모관흡수력이 급감하고 난뒤 일정한 값을 유지하는 가운데 발생하였다. 정확한 산사태 발생 시점은 도출된 모관흡수력 계측자료를 활용하여 흡입응력을 고려한 불포화토 무한사면의 안정해석을 통해 안전율이 1 이하로 떨어지는 시점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Lu and Godt, 2008)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산사태의 사전 예측 및 조기경보 기준선을 산정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체적함수비
Fig. 12는 각 풍화토별 현장조건의 대표적인 케이스의 실험에서 측정된 체적함수비 계측자료를 나타낸 그림이다. 마찬가지로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은 각각 인공사면의 천부, 중부, 심부에 설치된 센서를 의미하며, 실선은 선단부, 파선은 사면부, 점선은 정상부에 설치된 TDR센서에서 측정된값을 나타낸다. 모관흡수력 계측결과와 마찬가지로 체적함수비 계측자료도 강우침투특성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윤전선의 하강으로 인한 포화영역에서의 모관흡수력은 어떠한 전조현상도 없이 0 kPa의 값에 급격히 수렴하는 반면에, 체적함수비의 변화양상은 강우침투로 인해 점진적으로 증가하다가 최대값에 도달하여 그 값을 일정시간 유지한 뒤 산사태가 일어남과 동시에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체적함수비는 강우가 사면 내부로 침투됨에 따라 모관흡수력 보다 먼저 반응하기 시작해 점진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모관흡수력과 마찬가지로 밀도가 증가함에 따라 체적함수비 센서들이 반응하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느리게 나타나고 전체적인 반응시간도 오래 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사태로 인해 체적함수비가 급감하는 것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화강암 풍화토와 달리 편마암 풍화토에서는 최대 체적함수비 값에 도달한 후 그 값이 점진적으로 감소한다는 차이점을 보인다(Fig. 12(b)). 이암 풍화토의 경우 체적함수비의 변화양상이 대부분 화강암 풍화토와 비슷하나, 편마암 풍화토의 경우처럼 최대 체적함수비에 도달한 후 그 값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났다(Fig. 12(c)). 한편, 사면의 심부 및 선단부에서 계측된 몇몇 체적함수비의 경우 실험이 종료될 때까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지 않는다거나 혹은 최대값에 도달하더라도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아 체적함수비가 급감하지 않는 등 산사태의 발생특성을 그대로 반영했음을 알 수 있다(Fig. 12(a) S7(GL-0.6 m)). 또한, 비록 사면의 심부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체적함수비의 변화양상이 점진적인 증가 후 최대값을 일정시간 유지하지 못하고 산사태와 함께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12(c) S8(GL-0.6 m)).
토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강우침투에 따른 산사태의 발생특성과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의 지반재료의 변화특성을 분석하고자 산사태 모형토조 실험을 수행하였다. 무엇보다도 자연사면에서 강우가 왔을 때 지반의 변화특성을 직접 모니터링 한다면 실제 스케일에서 자연의 조건을 바탕으로 실험이 진행되는 장점을 갖지만,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유효한 데이터를 얻을 가능성이 매우 낮고 여러 요인의 작용으로 인해 해석에 어려움이 따르며 재실험이 불가능한 단점이 존재한다(Fang et al., 2012). 반면, 모형실험은 실제 사면의 스케일을 똑같이 반영할 순 없지만 작용 인자를 고정한 동일 조건의 실험을 여러 번 수행할 수 있고 사면내부의 변형상황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KIGAM, 2008). 이에 본 연구에서도 모형실험의 장점을 살려, 강우침투에 따른 산사태 발생 및 지반재료의 변화특성을 파악하고자 풍화토 종류 및 밀도별로 다양한 조건의 산사태 모형실험을 진행하였다. 토층의 깊이가 평균 40 m 이하로 얇게 나타나는 우리나라의 경우(Kim et al., 2004), 매년 6~9월 극한강우에 의해 산사태가 발생하며 주로 사면과 평행하게 발달한 2 m 이하의 얕은 천층파괴(shallow failure)의 특징을 갖는다(Kim et al., 2004; Song, 2013). 이에 모형실험장치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강우침투에 의한 천층파괴를 재현할 수 있도록 제작 및 구축되었다. 또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극한강우의 조건을 구축하고자 강우재현장치로부터 시간당 200 mm의 강우강도를 살수하였다.
강우침투에 따른 산사태 발생특성을 살펴본 결과, 모든 실험조건에서 초반에는 지표면에 종적인 세굴현상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Tohari et al. (2007)에서 시간당 100 mm의 강우강도에 의해 지표침식과 세굴현상이 야기된 것처럼 실험 초반에 나타나는 지표면에 종적인 세굴현상은 시간당 200 mm라는 극한강우에 의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시간 강우량이 20 mm 이상일 경우를 산사태 주의보, 30 mm 이상일 경우를 산사태 경보로 간주하고 있는 국내 산림청 기준에 비하면 상당히 큰 강우강도라고 볼 수 있다. 애초부터 강한 강우강도의 영향을 살펴보고자 실험을 시작하였기 때문에 추후에는 강우강도를 점차 낮추어 가면서 산사태의 발생특성 및 그에 따른 지반재료의 변화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초기에 발생된 세굴면을 따라 침식이 점차 확산되다가 이 부근에서 횡적인 인장균열 즉, 붕괴면을 가지면서 산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극한강우에 의한 표층의 침식 및 세굴현상이 사면 내 원지반의 힘의 평형상태를 무너뜨린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Abramson et al., 1996). 하지만 인공사면 전반에 걸쳐 하나의 붕괴면을 가지고 산사태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면의 선단부(toe part), 사면부(slope part) 및 정상부(crest part) 부근에서 각각 국지적으로 발생한 붕괴면을 따라 산사태가 일어났다. 이는 실험에 사용된 풍화토들에 존재하는 점토광물 및 세립분들에 의해 야기되는 느린 강우침투속도로 인하여 국지적인 붕괴면이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Tohari et al., 2007). 이와 달리 강우의 침투가 원활하게 일어나는 경우에는 역으로 지하수위의 상승이 일어나며(Kim and Nishigaki, 2006; Huang et al., 2008), 이에 따른 산사태는 전반적으로 깊은 심도의 명확한 붕괴면을 따라서 산사태가 발생한다. 즉, 이와 달리 본 실험의 경우는 강우의 침투가 천부에서부터 심부로 점차 전이됨에 따라, 토층이 지하수위 상승에 의하여 심부에서부터의 전체적인 포화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천부에서부터 국지적으로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산사태의 전반적인 형태는 강우침투특성에서 살펴보았듯이 습윤전선의 하강으로 인해 천부에서부터 심부로 점차 산사태가 확장되는 천층파괴(shallow failure)의 형태를 잘 나타냈으며, 국지적으로 생긴 붕괴면들이 점차 정상부 쪽으로 전이되는 후퇴성 붕괴(retrogressive failure)의 양상도 함께 나타내었다.
편마암 풍화토의 경우 다른 시료에 비해서 강우의 침투속도가 매우 느리게 나타났으며 산사태 발생 시 뚜렷한 붕괴면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화강암 풍화토에 비해서 편마암 풍화토의 사면 내 강우의 침투속도가 느리게 나타나는 이유는 앞선 Table 1에 제시된 시료의 물리적 특성에서 보듯이, 편마암 풍화토의 투수계수가 화강암 풍화토의 투수계수에 비해 적은 값을 가짐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라고 해석된다. 모든 시료의 공극률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토층 내 유효 공극을 따라 이동하는 물의 용이함을 나타내는 투수계수 값이 편마암 풍화토가 화강암 풍화토에 비해 약 2배정도 낮기 때문에 강우침투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에, 이암풍화토의 경우 투수계수가 시료 중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편마암 풍화토보다 강우의 침투가 빠르게 일어났다. 편마암 풍화토와 달리 투수계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강우의 침투속도가 빠르게 일어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편마암 풍화토와 이암 풍화토 모두 통일분류법상 SP로 분류되지만 앞선 Fig. 5의 입도분포곡선에서 보는바와 같이 편마암 풍화토는 이암 풍화토에 비해 다소 세립의 입자들이 많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편마암 풍화토에서는 강우가 사면 내부로 침투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세립의 입자들이 움직이면서 공극을 채워주고 이로인해 물이 하부로 침투되기 어렵기 때문에 투수계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암 풍화토보다 강우의 침투가 느리게 나타난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편마암 풍화토에는 판상의 운모류가 많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들이 인공사면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배열을 하게 됨에 따라 강우의 횡적인 이동은 원활하게 나타나지만 연직방향으로의 강우침투가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이암 풍화토의 초기 체적함수비가 다른 두 시료에 비해서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그만큼 포화영역의 전이가 편마암 풍화토에 비해서 빨리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강우침투특성에 따라 편마암 풍화토의 경우 천부에서부터 심부로 산사태의 전이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나타났으며, 뚜렷한 붕괴면을 가지고 산사태가 발생하기 보다는 실험 초중반까지 지표유출(surface runoff)로 인한 침식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강우침투특성 뿐만 아니라 편마암 풍화토의 경우 내부 마찰각이 다른 두 시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큰 값을 나타내기 때문에 산사태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므로 산사태가 빠르게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밀도에 따른 산사태 발생양상에 있어서는 큰 차이점이 없는 가운데, 모든 풍화토 종류별로 밀도가 증가할수록 강우의 침투속도나 산사태 발생 시간이 느리게 나타났다. 이는 밀도에 따른 공극률 및 투수계수의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본 실험에서는 사면의 양 측벽에서 침식이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나는 문제점이 나타났는데 이는 토층과 사면 양 측벽 사이의 마찰력 부재 및 큰 공극에 의해 측벽을 따른 침식이 활발한 것으로 해석된다(Tohari et al., 2007).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추후에 토조 바닥면과 같이 측벽에도 미끄럼방지 테이프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몇몇의 실험에서 사면 심부(deep depth) 부근과 모형토조의 경사가 꺾이는 사면 선단부(toe part) 부분에서는 산사태가 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면 심부의 토사들은 붕괴면이 깊은 심도까지 전이되지 못하여 산사태가 잘 일어나지 않을뿐더러, 만약 산사태가 발생한 경우라 하더라도 사면 심부의 토사들은 하부 불투수층인 토조 바닥면을 타고 흐르는 물에 의해서 포화되고 상부에 있었던 토층의 하중제거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났을 경향성이 높다. 이는 상대적으로 다르게 나타나는 체적함수비의 변화양상에서도 파악할 수 있었으며, 심도가 깊어질수록 직접적인 강우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토조의 경사가 급격하게 꺾이는 부분에서는 상부에서 깎여 내려온 흙더미가 계속해서 쌓여 이들로 인한 지지력이 발생하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Tohari et al., 2007).
실험에서 계측된 지반재료의 변화양상을 살펴보면, 우선 모관흡수력 및 체적함수비는 강우침투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우침투에 의해 천부(shallow depth)에 설치된 센서들이 먼저 반응을 하고 난 뒤, 중부(middle depth) 그리고 심부(deep depth)에 설치된 센서들이 순차적으로 반응했다. 모관흡수력의 경우 초기값을 일정하게 유지하다가 강우침투에 따른 포화영역에서 아무런 전조현상 없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감한 모관흡수력은 실험종료까지 최소값을 유지하였으며, 산사태는 모관흡수력이 최소값을 유지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반면에, 체적함수비는 강우가 사면 내부로 침투됨에 따라 모관흡수력 보다 먼저 반응하기 시작해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최대 체적함수비 값에 도달한 뒤 그 값을 일정시간 유지하다가 산사태가 발생함과 동시에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강우침투에 따른 지반재료의 변화특성은 강우침투가 느리게 나타나는 편마암 풍화토에서 상대적으로 변화가 느리게 나타났으며, 전체적인 반응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밀도가 증가할수록 모관흡수력이나 체적함수비가 반응하는 시간이 길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는 지반재료의 변화특성을 고려한 산사태 조기경보 기준 마련에 대한 도움이 되고자 실험 및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결과, 아무런 전조현상 없이 포화영역에서 급격하게 감소하는 모관흡수력을 이용할 경우 산사태 발생의 사전 예측에 대한 인지가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알 수 있다. 또한, 모관흡수력의 경우 이를 흡입응력으로 환산하여 (Terzaghi, 1943; Lu and Likos, 2006) 흡입응력을 고려한 불포화토 무한사면의 안정해석을 통해 안전율이 1이하로 떨어지는 시점을 산사태 발생 시점으로 지정해야하는 다소 복잡한 측면이 존재한다(Lu and Godt, 2008). 반면, 체적함수비의 경우 값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다가 최대값에 도달하여 이 값을 유지하는데, 이는 곧 강우에 의해 흙이 포화상태까지 도달하였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사면의 전단강도와 점착력의 감소 등 흙의 역학적 특성변화로 인해 산사태가 곧 발생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Abramson et al., 1996; Sun et al., 1998; Huang et al., 2009; Chae and Kim, 2012; Fang et al., 2012; KIGAM, 2012; KIGAM, 2014). 또한 모관흡수력을 활용한 사면 안정해석은 분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모니터링이 어렵다고 할 수 있는 반면에 체적함 수비의 경우 물의 침투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빠르고 즉각적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강우침투현상을 잘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하고 정확한 산사태 조기경보 기준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모관흡수력보다 체적함수비의 변화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ik, R., Zahradní
ek, P., K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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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ánek, P., 2015, Total water content thresholds for shallow landslides, Outer Western Carpathians, Landslides, 13, 337-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