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The Journal of Engineering Geology. 30 June 2025. 249-263
https://doi.org/10.9720/kseg.2025.2.249

ABSTRACT


MAIN

  • 서 론

  • 국외 규제기관별 부지요건 분석

  •   핀란드

  •   프랑스

  •   독일

  •   미국

  • 국외 규제기관별 천연방벽 요건 분석

  •   핀란드

  •   스웨덴

  •   독일

  •   미국

  • 국내 부지 및 천연방벽 규제 요건

  • 국가별 규제 요건 비교분석 및 고찰

  •   부지요건 및 지침에 대한 비교분석

  •   천연방벽 요건 및 지침에 대한 비교분석

  •   국내 현황 및 향후 제언

  • 결 론

서 론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과 관련한 정책적 ‧ 기술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각국은 자국의 지질환경과 사회적 여건을 고려한 처분 전략과 규제체계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심층처분 방식은 장기간에 걸쳐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을 격리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를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명확한 규제지침과 성능 요건의 수립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규제체계는 처분사업의 신뢰성 확보와 더불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위한 핵심적 요소로도 인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해외 처분 사업자기관을 중심으로 부지선정 기준과 부지조사 항목 등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으며(Chae et al., 2017; Choi et al., 2017; Kim et al., 2023; Lee et al., 2024; Na et al., 2025), 이와 연계하여 각국의 규제기관이 설정한 처분부지 및 천연방벽의 성능요건과 규제지침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필요한 실정이다. 규제기관이 제시하는 요건은 처분시설의 장기적 안전성 평가의 기준이자 최종 부지선정의 과학적 및 기술적 근거가 되며 향후 국내 규제체계 구축과 처분사업 추진 과정에서 반드시 준수해야 할 핵심 사항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국제 처분 선도국인 스웨덴, 핀란드, 프랑스, 독일, 미국의 규제기관이 설정한 처분 후보 부지 및 천연방벽 성능 요건과 관련 규제지침을 분석하고, 이를 국내 요건과 비교분석하였다. 또한, 해외 사례분석을 통해 각국의 규제지침이 자국의 지질환경적 특성과 처분개념에 맞춰 어떻게 설정되고 발전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규제체계 수립에 필요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국외 규제기관별 부지요건 분석

본 논문에서 고려한 스웨덴, 핀란드, 프랑스, 독일 및 미국 중 규제기관에서 부지의 성능에 대한 규제 지침 및 요건을 설정하고 있는 국가는 핀란드, 프랑스, 독일, 미국이었으며 각 규제기관이 설정한 지침 및 요건을 분석하여 정리한 결과는 Fig. 1과 같다.

핀란드

핀란드는 규제기관인 방사선 및 원자력 안전당국(Radiation and Nuclear Safety Authority, STUK)이 2018년 개정한 규정 Y/4/2018(STUK, 2018b)과 규제지침 YVL D.5(STUK, 2018a)를 통해 부지의 지질학적 및 수리학적 특성이 천연방벽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먼저, 처분 심도에서 충분한 크기와 일관성을 갖춘 암반의 존재는 핵심 요건으로 간주된다. 이는 처분공이 설치될 물리적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암반의 장기 안정성, 유출 방지 기능, 외부 환경으로부터의 차단 능력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암반의 단열 분포, 응력 상태, 수리전도도 및 지하수 화학환경은 상호 연계된 요소로써 평가되며, 이들 각각은 독립적인 검토 항목이 아니라 총체적인 격리 성능을 구성하는 요소로 간주된다. STUK은 또한 처분 부지 내에 경제적 개발 가치가 높은 천연자원이 존재할 경우 이를 중요한 배제 요건으로 보고 있다. 이는 미래 세대에 의한 지반 재탐사 또는 채굴로 인한 인위적 침입 위험을 차단하기 위함이며 장기 안전성 보장이라는 목표와 직결된다. 처분 깊이 설정 또한 단순히 깊이 기준을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열 발생량과 같은 방사성폐기물의 특성, 지역 지질 조건 및 빙하기, 단층 재활성화와 같은 장기 자연변화 시나리오를 모두 고려해 수백 미터 단위로 설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깊이 기준은 지표 사건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고 인간 접근 가능성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수단이 된다. 이러한 기준은 단지 입지 선정 단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처분시설의 설계, 굴착, 시공 및 폐쇄에 이르는 전 주기 동안 지속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규정은 명시적으로 이 과정에서 암반의 핵심 특성들이 최대한 보존될 수 있도록 설계 및 시공 방법이 계획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STUK의 처분 부지 규제는 방사성폐기물의 지질학적 격리를 보장하기 위한 다층적 요건 체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국제적으로도 가장 구체화된 처분 안전성 규범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핀란드의 해당 규정의 내용을 요약하면 Table 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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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Regulatory criteria and requirements for disposal sites, as established by international regulatory authorities.

Table 1.

Regulations relating to disposal sites in Finland (after STUK, 2018b)

Regulations Details
Chapter 7
Section 31 Disposal site
(Y/4/2018)
• The host rock of a disposal site should generally support the isolation of radionuclides from the biosphere. Sites with characteristics that may negatively affect long-term safety should be excluded from consideration.
• Planned disposal sites must contain sufficiently large and intact rock volumes to host waste emplacement rooms. Rock characteristics should be identified through surface and if needed, at-depth investigations at the proposed disposal depth.
• Sites must not contain exceptional deposits of valuable natural resources that could lead to future exploitation.
• Siting, excavation, construction and closure should preserve key rock properties relevant to long-term safety as much as possible.
• The disposal depth should be selected based on the waste type and regional geology to minimize the impact of surface events and reduce the risk of human intrusion.
• Disposal of nuclear waste under the Nuclear Energy Act in underground facilities must follow this regulation and account for the degree of radioactivity of the waste.

프랑스

프랑스의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청(Nuclear Safety Authority, ASN)에서는 기존의 기본안전규칙(Basic Safety Rules, RFS)을 대체하여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을 위한 새로운 기술지침을 발행하였다. 이 지침은 심지층 처분과 관련된 부지선정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며 특히, 지질매체의 정의와 기능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지침에 따르면 지질매체는 인간 활동과 지표 지질 변화로부터 폐기물을 격리하고, 유출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의 이동 속도를 지연시키며 이동 경로 상에서의 흡착 및 지연 작용을 통해 핵종 이동을 제어하는 천연방벽의 핵심 구성요소로 간주된다(ASN, 2008). 이를 실현하기 위해 부지선정 시에는 다음의 네 가지 기술적 기준이 핵심 조건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각 기준은 처분시설의 장기 안정성과 핵종 격리 성능을 입증하기 위한 평가 항목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첫째로 지질 안정성은 지반의 장기적인 역학적 및 지직할적 평형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빙하작용, 지진활동, 신기구조 운동(neotectonic movement) 등과 같은 자연현상의 영향에 견딜 수 있어야 하며, 그 예측 가능성과 제한된 진화 가능성이 최소 10,000년 이상 입증되어야 한다. 이는 안전성 평가의 시간적 외삽을 정량적으로 설정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수리지질학적 요건은 핵종 이동 경로의 매개체인 지하수의 유동 특성 최소화를 목적으로 한다. 처분에 적합한 모암은 매우 낮은 투수성과 수리경사를 가져야 하며 이러한 특성은 인접 지층까지 포함하여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수리적으로 유효한 불연속면, 이질성의 위치, 기하학적 특성은 확인 및 특성화되어야 하며, 광역 유역 기반의 유동 모델 수립을 위한 자료는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세 번째로 처분심도는 침식 및 지진 등과 같은 지표 환경변화 및 인위적 침입에 대한 보호 수준을 정의한다. 지침은 처분시설 상부에 최소 200 m 이상의 피복암이 존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구조물의 역학적 보호 뿐만 아니라 장기 격리 기능 확보와도 직결된다. 마지막으로, 지하자원의 존재 여부는 처분시설의 장기적 방해요소를 예방하기 위한 조건이다. 부지는 경제적 가치가 높아 미래 개발 가능성이 있는 지하자원이 존재하지 않는 지역에 위치해야 하며, 이는 미래 인위적 침입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다. 이와 같이 ASN의 지침은 지질, 수리 및 역학적 특성의 기술적 입증을 통해 처분시설의 수동적 안전성(passive safety)을 확보하려는 목적 아래 구성되어 있으며, 이에 대해 정리하면 아래 Table 2와 같다.

Table 2.

Regulations relating to disposal sites in France (after ASN, 2008)

Criteria Details
Stability • The geological medium must be sufficiently stable to ensure that any changes to initial conditions caused by natural phenomena (glaciation, seismic activity and neotectonic movements) do not compromise repository safety.
• Stability of the geological medium (incorporating its limited and foreseeable evolution) shall be demonstrated for a period of at least 10,000 years.
Hydrogeology • Very low permeability of the host formation and a low hydraulic gradient (including formations surrounding the host rock).
• Hydrogeological measurements should cover a wide area to develop regional flow models that simulate groundwater flow patterns, including flow direction and velocity.
• The nature and geometry of water-conductive discontinuities or heterogeneities should be identified, characterized, and considered.
Minimum depth • The disposal depth must ensure protection from erosion (e.g., glaciation), earthquakes, and routine human intrusion, requiring at least 200 m of overlying rock.
Underground resources • Avoid areas that could be of exceptional value in terms of underground resources.

독일

독일은 규제기관인 연방 핵폐기물 안전 관리청(Federal Office for the Safety of Nuclear Waste Management, BASE)이 발행한 안전기준 지침(BASE, 1983)에서 처분부지에 대한 요구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부지는 처분장의 운영, 폐쇄 그리고 폐쇄 이후의 기간 동안 보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기준으로 지형 조건, 인구밀도, 천연자원, 처분 지층, 피복층 및 암반, 지질활동, 수리지질 조건의 6가지 요건이 설정되어 있다. 먼저 지형 조건은 처분시설 건설에 있어 보조적 요소로 간주되며, 접근성이나 구조물 배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주요 평가 항목은 아닌 것으로 명시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인구밀도 역시 전반적으로 부지선정의 결정 요인은 아니며, 지상 시설물과의 관계성에 한정하여 고려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규정에 따르면 천연자원의 보전은 명확한 배제 조건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처분 부지는 지하수 자원이나 경제성이 높은 광물자원이 존재하지 않는 지역에 위치해야 하며 이는 향후 자원 개발로 인한 인위적 침입 가능성 차단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가장 핵심적인 조건은 처분 지층, 피복층 그리고 모암에 대한 요건으로, 이는 처분시설의 구조적 건전성과 장기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기반이 된다. 규정에 따르면 처분시설이 건설 및 운영될 암반층은 역학적 안정성과 처분 환경 하에서의 화학적 반응성, 핵종 흡착 능력 등을 갖춰야 하며, 처분심도 상부에 위치한 피복암 또한 방사성 물질의 확산을 억제하는 방벽으로서 기능해야 한다. 특히, 외부 응력 하에서 소성거동을 보이거나 단열 형성이 억제되는 암반은 선호 대상으로 명시되고 있다. 지각활동에 대한 조건은 처분시설의 구조적 건전성 유지와 직결되며, 규정에서는 부지가 활성 단층대 또는 고지진 위험지역과 충분히 떨어진 곳에 위치해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수리지질 조건은 처분 후 장기간에 걸쳐 방사성 물질이 생물권에 도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주요 방벽 성능 조건과 관련된다. 규정에서는 지하수의 흐름 경로는 제한되어야 하며, 특히 폐쇄 이후에도 내부 또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수분이나 염수는 유해한 농도로 생물권에 도달해서는 안 됨을 명시하고 있다. 이때,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한 수리적 변화 또한 함께 고려해야 함도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독일의 부지 요건은 지질학적 및 수리학적 안정성과 자원 보존, 장기 격리 기능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규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Table 3).

Table 3.

Regulations relating to disposal sites in Germany (after BASE, 1983)

Requirements Details
Topography • Topographic conditions should play a supplementary role in the construction of a repository.
Population density • The population density near a repository mine is considered only in relation to the surface facilities.
Natural resources • The conservation of economically valuable mineral resources, including groundwater reserves, should be considered.
Geological formation, 
overburden and host rock
• The repository formation must consist of rock types that support the construction and operation of underground facilities while meeting the specific requirements of radioactive waste disposal.
• The site selection process should consider the physical and chemical properties of minerals and rocks, as well as potential mineral reactions under disposal conditions.
• In the event of radionuclide release, the overburden and host rock must help prevent unacceptable concentrations from reaching the biosphere. A high sorption capacity for radionuclides is beneficial in enhancing the barrier function.
• Geological formations that exhibit visco-plastic behavior under stress or do not develop fracture pathways that allow excessive fluid movement are preferred.
Tectonics • The repository site should have minimal tectonic activity and be sufficiently distant from regions with high seismic activity to ensure the repository’s structural integrity remains intact over time.
Hydrogeology • Water pathways between the repository and biosphere must be limited to prevent radionuclide release and maintain barrier integrity, considering factors such as heat generation.
• After closure, any water or salt solutions within or entering the repository must not be released into the biosphere in amounts that lead to harm.

미국

미국은 원자력 규제 위원회(Nuclear Regulatory Commission, NRC)가 발행한 10 CFR Part 60 규정에서 부지선정 기준과 부지의 추가 요건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에는 지질학적, 수리지질학적, 지화학적, 열적 조건 및 인구밀도와 처분 심도가 포함되며 추가 요건으로는 토지 소유 및 관리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NRC, 1983)(Table 4).

Table 4.

Regulations relating to disposal sites in the USA (after NRC, 1983)

Criterion Details
Geology • The geologic setting must ensure waste isolation alongside engineered barriers and remain stable against tectonic, hydrologic, geochemical and geomorphic processes.
Hydrogeology • For disposal in the saturated zone, hydrogeologic conditions must ensure the low permeability of the host rock and surrounding units with predominantly downward or horizontal hydraulic gradients.
Geochemistry • Geochemical conditions should enhance radionuclide precipitation and sorption while minimizing particle and complex formation that increase mobility.
Thermal properties • The lithology and mineralogy of the host rock must remain stable under thermal loads to prevent increased radionuclide migration.
Disposal depth • The repository must be located at a depth of at least 300 m to ensure long-term isolation.
Population density • The repository site should be in a sparsely populated area and should remain isolated from population centers after closure.
Land ownership • The site must be controlled by DOE, with legal restrictions preventing activities such as mining or drilling that could compromise waste isolation.

지질 환경은 다중방벽 시스템의 개념 하에서 처분시설의 기반이 되는 천연방벽으로서 기능을 수행해야 하며, 해당 부지는 구조지질학적, 수리학적, 지화학적 및 지형학적 과정에 대해 장기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시간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자연현상이 처분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수리지질학적 조건에서는 포화대 내 처분 시, 모암 및 주변 지층의 낮은 투수성과 함께 수리경사는 수직 하향 혹은 수평 방향으로 안정적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핵종의 지하수 경로를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두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다. 지화학적 조건 또한 방사성 핵종의 이동성 제어를 위한 중요한 요소로 간주 된다. 규정에서는 방사성 핵종의 침전과 흡착이 촉진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며, 반대로 이동성을 높이는 콜로이드나 복합체(chemical complexes)의 형성은 억제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열적 특성과 관련해서는 처분 이후 사용후핵연료의 감쇠열로 인해 발생하는 열 부하에 대하여 모암의 암상 및 광물학적 조성이 물리적 및 화학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열로 인한 암반 균열 및 수리특성 변화 등이 방사성 물질의 확산 경로를 새로 형성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처분 심도는 지표에서의 자연현상 및 인위적 활동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최소 300 m 이상의 심도에서 처분시설이 건설되어야 함이 요구되며, 인구밀도 측면에서는 처분시설이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 위치해야 하고 폐쇄 후에도 주변 지역의 인구밀도가 낮은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비상 상황 시 잠재적 노출 인구를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사회적 수용성 및 지리적 격리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토지 소유 및 관리 요건은 법적 및 행정적 통제를 통해 처분시설의 격리 성능을 보완하는 기준으로, 부지는 반드시 처분 사업자 기관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하며 광업이나 시추 등의 행위를 금지할 수 있는 법적 제한이 명확히 설정되어야 함이 요구된다. 이는 폐쇄 후 장기적으로도 인위적 침입으로부터 격리 기능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사후 관리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국외 규제기관별 천연방벽 요건 분석

문헌 검토 결과, 고려 국가 중 프랑스를 제외하고 규제기관이 천연방벽 성능 요건에 대해 정의하고 있는 핀란드, 스웨덴, 독일, 미국의 관련 내용을 발췌하여 정리하였으며 이는 Fig. 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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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Regulatory requirements for natural barriers, as established by international regulatory authorities.

핀란드

핀란드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의 장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호보완적인 방벽 시스템과 이에 기반한 장기 안전 기능을 중심으로 규제 요건을 설정하고 있다. STUK 규정 Y/4/2016 제30조에 따르면 이러한 장기 기능은 하나 이상의 기능 저하나 지질 및 기후환경의 예측 가능한 변화가 발생하더라도 처분시스템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STUK, 2018a). 처분공간을 둘러싼 기반암은 천연방벽으로 간주되며, 이에 부여되는 장기 안전 기능은 암반의 역학적 안정성과 수밀성(water tightness), 낮은 지하수 유동성, 유리한 지하수 화학 조성, 핵종 이동 지연 능력, 자연현상 및 인위적 활동으로부터의 보호성 등을 기반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천연방벽의 안전 기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성능 목표가 설정되어야 하며, 처분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및 기술적 요인과 그 복합적 작용을 평가 주기별로 반영하여 고려해야 한다(Table 5).

Table 5.

Regulatory requirements for natural barriers in Finland (after STUK, 2018a)

Requirement Details
Complementary barrier system • The disposal system must ensure long-term safety through multiple, complementary barriers maintaining safety even if one barrier degrades.
Host rock • The bedrock surrounding the repository is regarded as a natural barrier and must contribute to isolation and containment functions.
Long-term safety functions • Defined based on mechanical stability, water tightness, low groundwater flow, favorable geochemistry, radionuclide retardation and shielding from natural/human intrusions.
Performance targets • Specific and measurable safety functions must be set and updated periodically based on evolving environmental and technical conditions.

스웨덴

스웨덴의 규제기관인 방사선안전청(Swedish Radiation Safety Authority, SSM)은 2008년 12월 발행된 방사성 물질 및 방사성폐기물 처분을 위한 규제 코드에서 방벽과 그 기능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Table 6). 이 규정에 따르면, 처분시설 내의 각 방벽은 방사성 물질의 격리, 확산 방지 및 이동 지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거나, 다른 방벽을 보호함으로써 간접적으로 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SSM, 2009). 이 규정은 방벽이라는 개념을 단일한 물리적 방벽으로 한정하지 않으며, 수리적으로 낮은 투수성과 확산 저항성이 확보된 다공성 재료도 방벽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핵종 이동을 직접 차단하지 않더라도 용해도가 낮고 흡착력이 높은 환경을 제공하는 재료나 조건도 방벽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기술하고 있다. 방벽 기능은 여러 개의 방벽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능을 공유할 수 있으며, 하나의 방벽이 다수의 방벽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도 규정하고 있다. 처분부지가 위치한 지질매체는 스스로 천연방벽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지표환경 및 인간 침입으로부터의 격리, 공기와 물에 의한 공학적 방벽의 열화 억제, 수리 유동의 제한 및 지하수 내 방사성 물질 이동 지연을 위한 유리한 화학적 환경 조성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규정은 처분시설의 필요한 방벽 기능은 해당 부지의 방사성폐기물 재고량과 방벽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 및 처분시설의 설계 및 입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명시하며, 이러한 기능적 요구사항은 안전성 분석 보고서(safety analysis report)에 따라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처분 부지의 위치와 깊이는 지질매체가 충분히 안정적이고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수 있는 곳으로 설정되어야 하며, 그 기준은 온도, 수리적 특성, 암반역학적 조건 및 지화학적 특성 등을 포함한다. 나아가, 처분시설은 현재 또는 미래에 개발 가능성이 있는 지하자원으로부터 충분히 이격된 지역에 위치해야 함도 필수 요건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STUK의 규정은 스웨덴이 처분시설의 안전성 확보를 단일 방벽의 완전성에 의존하지 않고, 다기능적 방벽 시스템의 상호작용과 복합 기능에 기반하여 설계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Table 6.

Regulatory requirements for natural barriers in Sweden (after SSM, 2009)

Requirement Details
Multi-functional barrier • Barriers must function either directly or indirectly to isolate radionuclides and delay radionuclide migration, including supporting other barrier functions.
Barrier functionality • Barriers do not need to be physically impervious. Low-permeability or high-sorption materials, including porous media and chemically favorable environments are considered effective barriers.
Geology • The geologic setting should limit groundwater flow, provide favorable chemical conditions and isolate the repository from surface and human activities.
Site-specific adaptation • Barrier functions should be adapted to the waste inventory, site characteristics, and design; this must be demonstrated in the safety analysis report.

독일

독일은 다중방벽의 개념을 기술적으로 입증된 핵심 안전 원칙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폐기물을 생물권으로부터 장기 격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의 규정에 따르면 처분시설에서는 폐기물의 형태, 포장재, 뒤채움재, 처분 지층 및 피복층과 모암 등의 다양한 방벽 요소의 조합이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적 기반이 되어야 한다(BASE, 1983). 이러한 방벽들은 개별적으로 또는 상호 결합을 통해 인류가 인지할 수 있는 시간 범위 내에서 방사성 물질이 생물권에 허용되지 않는 수준으로 유출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 특히, 비정상적인 상황(assumed incidents)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각 방벽은 방사성폐기물의 확산을 충분히 억제하거나 지연시킴으로써 전체 처분 시스템의 완충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Table 7).

Table 7.

Regulatory requirements for natural barriers in Germany (after BASE, 1983)

Requirement Details
Multi-barrier system • A combination of engineered and natural barriers (including the waste form, packaging, backfill, repository formation and overburden) is employed to ensure isolation from the biosphere.
Barrier redundancy and 
integration
• Safety is achieved through the individual and collective performance of all barriers. The system must prevent any unacceptable release of radionuclides over timescales relevant to human concern.
Incident scenario performance • In the event of an incident, each barrier must contribute to sufficiently hindering or delaying the spread of radioactive materials, preserving the containment function of the repository.

미국

미국의 10 CFR Part 60 규정에서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과 관련하여 천연방벽의 성능에 대해 정량적 기준과 지질적 요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정리하면 Table 8과 같다(NRC, 1983). 해당 조항(§ 60.113)에 따르면, 처분시설 폐쇄 이후 최초 300~1,000년 동안은 폐기물 패키지 내에 핵종이 완전하게 격리되어야 하며 그 이후부터는 방사성 핵종의 연간 방출률이 전체 폐기물 재고의 1/100,000 이하로 제한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은 천연 지질 환경이 단순히 보조적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방사성 물질의 이동을 제한하는 핵심적 기능을 수행해야 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질 환경은 핵종의 확산 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특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수리지질학적 조건에 대해서는 핵종이 지하수 흐름을 따라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기준으로 최소 1,000년 이상의 이동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핵종이 인간 생활권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유 시간을 확보하여, 자연적 완충 능력을 제도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불포화대에 처분시설을 설치할 경우 암반의 수분 이동률(moisture transport rate)이 매우 낮아야 하며, 지하수면이 충분히 깊어 처분공과의 접촉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처분시설을 보호할 수 있는 저투수성 수리지질층이 존재해야 한다. 이는 지하수의 수직 이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자연적 차단 기능 확보를 의미한다. 또한, 규정은 잠재적 자연재해에 의한 위험 요소도 사전에 제거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처분시설은 홍수 위험이 없어야 하며 지하수 유동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규모 지하수 채취, 농업용 관개 및 군사 활동 등으로부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에 위치해야 한다. 더불어 산사태, 지반 침하 및 화산활동 등 지질적 격리 기능을 위협할 수 있는 자연현상으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함이 요구된다. 이와 같이, 미국의 규정은 천연방벽 자체의 성능 기준을 정량적으로 정의하고, 방사성 물질의 이동성과 장기 환경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지질 및 수리적 조건의 사전 확보를 처분 시스템 설계의 필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Table 8.

Regulatory requirements for natural barriers in the USA (after NRC, 1983)

Requirement Details
Isolation performance • Waste must remain fully contained for 300~1,000 years post-closure; the release rate must be less than 1/100,000 of the total inventory annually.
• The natural geologic setting must play a significant role in preventing radionuclide migration.
Hydrogeology • Natural hydrogeologic conditions must ensure at least 1,000 years of travel time for radionuclides along the fastest groundwater pathway.
• In unsaturated zones, the host rock must have an extremely low moisture transport rate and remain isolated from groundwater.
Potential natural hazards • The repository must be sited away from hazards such as floods, earthquakes, subsidence, or volcanic activity that could compromise the barrier.
• Groundwater flow conditions must remain stable and unaffected by potential large-scale human interventions such as water extraction, irrigation, or military activities.

국내 부지 및 천연방벽 규제 요건

국내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2016년 7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최초 발표하고, 2021년 12월 에너지전환 및 사용후핵연료 정책 재검토 추진 등 변화된 정책 마련의 필요에 따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제2차 기본계획」을 발표하여 국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한 정책 및 계획을 수립하였다. 현재 국내에서는 심층처분시설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21년 고시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시설에 관한 일반기준”에서 부지와 천연방벽에 대해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정리하면 Table 9와 같다(NSSC, 2021).

Table 9.

General criteria for the development of a deep geological repository in Korea (after NSSC, 2021)

Article Criteria
Article 9
(site)
• The site should not be affected by local environmental or socio-cultural conditions that could compromise operational safety.
• It must have a low likelihood of future excavation activities and any buffer storage facility for spent fuel must comply with relevant technical standards.
Article 10
(geological stability)
• The site must remain geologically stable over the assessment period and have no active fault zones and low potential for seismic activity, crustal deformation, or geothermal activity.
Article 11
(configuration of disposal system)
• The disposal system must be based on a multi-barrier concept that considers the form of the waste, with multiple engineered barriers each contributing to radionuclide isolation.
• The system should not rely on post-closure waste retrieval.
Article 12
(natural barrier)
• Disposal units must be located in strong, homogeneous bedrock free of unstable formations.
• The repository should be deep enough to resist future surface changes and human intrusion, and the host medium must be mechanically, hydrogeologically, and geochemically stable to delay radionuclide migration.
Article 14
(general design requirements)
• The repository design shall be based on strategies that ensure safety during construction, operation, and post-closure.
• The design should rely on passive safety functions that are compatible with the geological and environmental conditions, and avoid the need for post-closure intervention.
• The design must also allow for potential waste retrieval, support safe waste management throughout all stages, and ensure physical protection against unauthorized access and sabotage.

부지와 관련해서는 부지가 위치한 지역의 기상조건, 지표면 및 수자원 분포, 생태 및 인문사회적 특성 등이 처분시설의 안전한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하며, 미래에 굴착 활동(지하자원 개발, 고고학적 발굴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야 함을 규정한다. 이는 향후 인간 활동에 의한 간섭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건으로, 장기 격리 유지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지질학적 안정성 관련해서는 처분시설의 성능기간 동안 지질구조의 변형, 지각 운동, 지열 방출 등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지질 환경이 확보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과거 지진 이력, 활성 단층의 존재 여부 그리고 향후의 지반 변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장기적 구조 안정성을 기술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처분시스템의 구성은 핵종의 격리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다중방벽 시스템의 구성 요건을 구체화하고 있다. 해당 방벽 시스템은 (1) 방사성폐기물 자체의 특성, (2) 공학적 방벽의 구조적 설계, (3) 천연방벽의 이동 지연 성능을 포함하며, 각 방벽은 독립적 또는 상호보완적으로 핵종의 유출, 이동, 생태계 유입을 제한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폐쇄 후 폐기물 회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영구 처분 개념을 명확히 하여, 회수 가능성을 전제로 한 설계는 지양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천연방벽은 처분장이 위치할 기반암이 역학적, 수리지질학적 및 지화학적으로 안정된 암반이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석회암이나 이방성이 큰 불안정한 암종은 배제되며 처분고는 충분히 깊은 심도에 설치되어야 한다. 이는 미래의 지표환경 변화(기후변화, 침식 등)나 인간 침입 가능성을 차단하고, 지하수 환경 내에서의 방사성 핵종 이동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는 여건을 사전에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설계 일반사항에서는 심층처분시설의 설계가 전체 수명주기에 걸쳐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 기반은 수동적 안전기능(passive safety functions)에 두고 폐쇄 후 능동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아야 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 설계는 지질환경과의 적합성뿐 아니라 방사성폐기물의 회수 및 관리, 해체, 폐쇄, 장기 사후관리 그리고 물리적 방호(불법이전 및 사보타주 방지)까지 포괄하는 전주기적 안전 대응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국내 기준은 부지의 환경적 수용성부터 처분시스템 구성 및 장기 격리 기능에 이르기까지 기술적 안전성과 제도적 지속가능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설계의 기본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국가별 규제 요건 비교분석 및 고찰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을 위한 해외 처분 선도국들의 부지 및 천연방벽에 대한 요건 및 지침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별 규제기관이 기술하고 있는 전반적으로 공통된 부분과 차이점에 대해 비교분석을 수행하였다. 또한, 국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시설에 관한 일반기준과 해외사례 비교분석 결과를 토대로 향후 국내 규제 지침 개발 방향성 등에 대해 고찰하였다.

부지요건 및 지침에 대한 비교분석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을 위한 부지 선정에 있어 핀란드, 프랑스, 독일, 미국의 규제기관들은 처분시설 부지의 안전성과 적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요건들을 규정하고 있다. 먼저, 네 국가 모두 지질학적 안정성을 최우선 요건으로 간주한다. 이는 지진, 단층 활동, 빙하 작용 등의 장기적인 자연현상에 대한 저항성을 전제로 하며, 수천 년 이상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암반 환경을 요구하고 있다. 수리지질학적 특성 또한 주요 평가 항목으로, 지하수의 흐름은 핵종의 주요 운반 경로이므로 수리전도도가 낮고 유동 경로가 안정적이며 예측 가능한 환경이 요구된다. 지화학적으로는 방사성 핵종의 이동을 억제할 수 있도록 낮은 용해도, 높은 흡착력 및 화학적 안정성이 공통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처분 심도에 관한 기준도 네 국가 모두 수백 미터 이상의 깊이를 권고하고 있으며, 이러한 깊이는 지표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재해, 기후변화, 인간 침입 가능성으로부터의 격리를 위한 기술적 최소 기준으로 설정된다. 마지막으로 지하자원 및 인구밀도에 관한 요건도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향후 지하자원 개발로 인한 인위적 침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처분 부지는 경제적 가치가 높은 광물자원이 부존하지 않는 지역이어야 한다. 처분시설은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 위치해야 하며, 이는 사회적 수용성과 장기 사후관리의 용이성을 함께 고려한 기준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각국의 규정은 상이한 지질 조건과 제도적 운영 배경에 따라 세부적으로는 다음과 차이를 보인다. 핀란드는 암반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강조하며, 비정상적 응력 분포나 복잡한 단열망 등이 존재하는 경우를 배제 요건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규제 방향은 장기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갖춘 암반 환경을 전제로, 암반 자체가 처분 시스템의 일부로서 천연방벽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프랑스는 기술 지침을 통해 심층처분 부지에 요구되는 지질매체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해당 지침에서는 지질매체를 단순한 구조적 기반이 아닌, 처분된 방사성 물질의 장기 격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핵심 구성요소로 간주한다. 구체적으로는, 지질매체가 인간 활동 및 지표 지질 변화로부터 폐기물을 격리함과 동시에, 방사성 핵종의 이동 속도를 물리적 지연과 화학적 흡착을 통해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지질매체의 지화학적 특성이 핵종의 이동성 저감에 직접적으로 기여해야 함을 전제로 한다. 독일은 상대적으로 지하구조물 건설 가능성과 암석의 물리화학적 반응성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기준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암반의 소성 거동이나 단열 발달 억제성, 수압 및 열응력에 대한 반응 등은 처분장 시공성과 구조 건전성 확보의 핵심 기준으로 간주된다. 미국은 규정 내에서 정량화된 기준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최소 처분 깊이 300 m, 포화대 내 핵종 이동 시간 최소 1,000년, 연간 방출률 1/100,000 이하 등의 정량 기준에 부합할 경우 해당 조건에서의 안전성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재현할 수 있으며, 다양한 모델 검증과 수치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평가 체계의 투명성과 반복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이러한 국가 간 차이는 각국이 처분 전략에서 고려하는 지질환경, 장기 안전성 시나리오의 설정 방식, 규제기관과 사업자 간의 기술 검토 체계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규제기관 별 부지 요건의 규정 형식이나 세부 항목은 차이를 보이나, 근본적인 규제 목적은 장기 지질학적 격리 성능 확보와 인간 및 환경으로부터의 효과적 격리임을 확인할 수 있다.

천연방벽 요건 및 지침에 대한 비교분석

천연방벽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에서 공학적 방벽과 함께 다중방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방사성 핵종의 유출을 지연 및 억제하고 장기간에 걸친 격리 기능을 수행한다. 국외 처분 규제기관들은 천연방벽에 대해 다음과 같은 공통 성능 요건을 규정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첫째로, 천연방벽의 수밀성(water tightness)은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핵심 성능이다. 이는 암반의 낮은 수리전도도와 확산 저항성을 통해 방사성 핵종이 지하수 경로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지하수 유로의 복잡성과 핵종 이동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최소화 해야 함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 지화학적 환경에 대한 요건도 주요한 공통 요소이다. 천연방벽은 낮은 용해도, 높은 흡착 능력, 낮은 미생물 활성도를 바탕으로 핵종의 화학적 이동성을 억제해야 하며 이는 핵종의 생물권 도달 가능성을 장기적으로 제한하는 기반 조건이 된다. 마지막으로, 물리적 안정성과 외부 영향 저항성은 천연방벽이 수행해야 할 기능으로 요구되고 있다. 지진, 단층 활동, 빙하작용 및 지각운동 등의 자연현상이나 인간 활동에 의한 교란으로부터 처분 시스템을 보호할 수 있는 역학적 안정성을 갖추어야 하며, 동시에 환경 변화에 대한 완충 기능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 또한, 수리-열-화학적 조건 변화에 따른 공학적 방벽의 물성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천연방벽은 시스템 전체의 환경 안정성과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설계된 성능이 장기간 지속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편, 각국이 설정한 천연방벽 요건에는 이러한 공통점 외에도 기술적 접근 방식, 지질 환경의 차이 등에서 기인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핀란드의 규제는 천연방벽의 성능을 암반의 수밀성, 지하수 유동성, 지화학적 특성, 이동 지연 능력 등으로 세분화하여 제시하고 있으며, 규정은 각 항목에 대해 정량적인 성능 목표의 설정을 강조한다. 이는 핀란드가 장기적 안전성을 정량적으로 입증 가능한 방식으로 구축하려는 접근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지하수 유동속도, 수리전도도, 암반 응력 상태에 대한 수치적 기준을 설정하고 모델링을 통한 장기 진화 예측을 의무화하고 있다. 스웨덴의 규제는 기능 중심적인 정의가 특징적이다. SSM의 규정에 따르면, 다공성 매질이라 하더라도 낮은 투수성과 높은 확산 저항성을 갖춘 경우 방벽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방벽 기능은 직접적 격리뿐만 아니라 공학적 방벽의 성능 유지에 기여하는 간접적 기능까지 포괄한다. 이로부터 스웨덴은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다기능적, 상호보완적 방벽 시스템 구성 원칙을 적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일의 규제는 사고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성과 개별 방벽의 독립성 강조가 두드러진다. 특히 방벽 간 상호보완적 기능 분담 외에도, 각 방벽이 독립적으로도 핵종 유출을 지연시키거나 제한할 수 있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으며, 비정상 상황(assumed incidents) 하에서의 방벽 성능 유지가 필수 요건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는 독일이 잠재적 불확실성과 사고 발생 가능성까지 고려한 보수적 안전성 확보 전략을 채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규제는 정량화된 요건 설정이 특징적이다. 10 CFR Part 60, §60.113에 따르면 처분시설 폐쇄 후 초기 1,000년간은 완전 격리를 유지해야 하며, 이후 연간 방출률은 전체 핵종 재고량의 1/100,000 이하로 제한되어야 한다. 또한, 불포화대 처분 조건에서는 수분 이동률, 지하수면 깊이, 저투수층의 존재 등을 수치로 명시하고 있어, 천연방벽의 성능을 과학적 근거 하에 입증할 수 있도록 정량적 근거를 요구한다. 이는 미국의 규제가 과학적 입증 가능성과 법적 책임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반영한다.

천연방벽의 요건 및 지침에 대한 비교분석 결과, 규제기관들은 공통적으로 천연방벽이 처분 시스템의 장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구성요소임을 바탕으로 암반의 수밀성, 지하수 환경, 지화학적 특성 및 외부 영향에 대한 저항성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은 자국의 지질 환경, 정책적 목표, 사회적 수용성, 기술 수준 등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규제 설계에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규제의 다양성과 안전성 입증 전략의 차별화된 접근을 나타낸다.

국내 현황 및 향후 제언

우리나라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을 위한 규제체계를 점진적으로 정립해 가는 과정에 있으며,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제2차 기본계획」을 통해 부지 및 천연방벽에 대한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지침은 해외 사례를 참고하여 지질학적, 수리지질학적, 지화학적, 기후 환경적 그리고 사회적 요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평가 항목을 포괄하고 있으며, 처분 부지의 기본 조건뿐 아니라 심지층 환경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요구하는 등 전체적으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지침들은 대부분 정성적 수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규제요건으로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하고 정량화된 성능 기준, 규제지침 및 요건의 도입이 필요하다. 앞서 비교분석한 해외사례 결과를 예로 미국이나 독일, 핀란드 등에서는 최소 처분 깊이, 핵종의 최대 방출률, 지하수의 이동 시간, 수리전도도 등과 같은 항목들에 대해 수치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부지 적합성 판단의 객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수치 기반의 성능 목표를 도입함으로써 과학적 타당성과 규제 신뢰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학적 방벽과 천연방벽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통합 안전성 평가 체계와 관련하여, 해외 처분 선도국들의 경우 다중방벽 개념을 기반으로 각 방벽의 독립성과 상호보완적 기능을 평가하는 체계를 정립하고 있으며, 사고 시에도 격리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 항목을 포함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시스템적 평가 체계를 수용함으로써, 공학적 방벽의 성능 저하나 예기치 못한 환경 변화에 대비한 안전성 확보 체계 구축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 된다.

결 론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장기적이고 안전한 처분을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처분 부지의 지질환경과 천연방벽의 성능에 대한 명확한 규제 지침 및 요건의 수립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는 스웨덴, 핀란드,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처분 선도국의 규제기관에서 제시한 부지 및 천연방벽 관련 규제 요건과 지침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들 국가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 개별 특성들을 도출하였다.

국가 간 규제 기준은 전체적으로 지질학적 안정성, 수리지질 조건, 지화학적 환경, 처분 깊이, 천연자원 개발 가능성, 인구밀도 등과 같은 항목을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었으며, 천연방벽에 대해서는 격리 기능, 수밀성, 지하수 유동 지연, 유리한 지화학적 조건 등과 같은 성능 요건을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이들 요소는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이 생물권으로부터 물리적 및 화학적으로 격리되어야 한다는 다중방벽 개념에 근거하며, 공학적 방벽과 천연방벽의 상호 보완적인 기능 수행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해외 규제기관들은 자국의 지질환경과 사회적 여건을 반영하여 세부적으로 차별화된 지침 및 요건을 규정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우리나라는 「제2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통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폭넓은 항목들을 수용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정량화, 단계별 평가 절차의 체계화 등에서 보완의 필요성이 존재한다. 또한, 처분시설 부지선정의 기술적 타당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도 중요할 것이다. 향후 우리나라의 처분 규제지침 및 요건은 해외 선도국 사례의 기술적 기준을 토대로, 국내 지질환경의 특성과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유연하고 단계적인 체계로 개발 및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25년도 정부(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원으로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 및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사업임(RS-2021-KN066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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