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폐기물 매립시설은 중간처리를 거친 고형 폐기물을 지표 또는 지하에 매립하여 최종 처분하는 시설로서, 침출수와 매립가스 등 다양한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설치 전후의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침출수는 매립된 폐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액체성 오염물질로, 매립지 내로 유입된 우수와 반응하여 형성된다. 이 과정에서 생성된 침출수는 지하수와 함께 매립지 외부로 유출되며, 유해 유기화합물, 질소화합물, 중금속 및 난분해성 물질 등을 포함하고 있어 적절히 처리되지 않을 경우 주변 지표수 및 지하수의 수질을 심각하게 오염시킬 수 있다. 나아가 매립지 주변의 토양과 농작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폐기물 매립시설을 설치할 때에는 「폐기물관리법」을 준수하여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국내에서는 1991년 「폐기물관리법」 개정을 통해 폐기물 매립시설의 구체적인 설치 기준이 마련되고 사후관리 개념이 도입되었다(ME, 2020). 이로써 매립시설 설치 시 환경오염 방지시설의 설치가 의무화되어 침출수 유출에 따른 추가적인 환경오염이 예방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일부 불법 매립지나 법 개정 이전에 설치된 기존 매립지에서는 여전히 매립가스와 침출수로 인한 대기, 수질, 토양 오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하여, 침출수의 거동 특성을 규명하고 적절한 처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지하수 관련 연구가 여러 매립지를 대상으로 수행되어 왔다.
특히 서울 난지도 매립지를 대상으로 지하수 오염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난지도 매립지에서는 지하수 모형을 활용하여 침출수 발생량과 거동을 예측한 연구(Cho et al., 2000), 기반암 및 풍화대를 통한 침출수의 이동 속도와 발생량을 부정류 모의를 통해 산정한 연구(Kang et al., 2001), 집중호우 시 지하수 거동과 침출수 발생 특성을 분석한 연구(Koo and Cho, 2001), 그리고 안정화 공사 이후 매립가스 및 침출수 특성을 조사하여 강수량과 침출수 발생량 간의 상관관계를 평가한 연구(Jung and Lee, 2007) 등이 보고되었다. 한편, 침출수 처리를 위한 대책으로 차수막 및 차수벽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도 수행되었다(Shin et al., 2004; Koh, 2018). 또한 김포매립지를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에서는 지하수 유동 모델(MODFLOW)과 오염물질 거동 모델(MT3D)을 이용하여 지하수 오염 저감 방안을 평가하였으며, 그 결과 차수벽과 수평방사형 집수정 설치가 지하수 오염 농도를 먹는 물 수질기준 이하로 저감시킬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임이 확인된 사례가 있다(Kim et al., 2000).
완주군 보은매립장은 2014년에 매립을 시작하여 2017년에 사용이 종료된 매립시설이다. 본 연구 대상지는 「폐기물관리법」상 별도의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적 매립시설로 분류되며, 폐석분과 고화토를 7:3 비율로 매립하는 것이 허가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고화토가 99.5%까지 과다하게 매립되면서 침출수가 매립장 외부로 유출되고 있으며, 사후 관리의 미흡으로 악취 발생과 더불어 주변 지표수 및 지하수 오염 등 다양한 환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보은매립장을 대상으로 지하수 유동 모형을 구축하고, 정류 및 부정류 모의를 통해 침출수 발생량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침출수 처리에 최적화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향후 침출수 처리공법 설계에 활용 가능한 해석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지역 개요
지형 및 지질
본 연구지역은 전라북도 완주군 비봉면 백도리 보은매립장 일대로, 위도 35°58′–36°00′, 경도 127°08′–127°10′에 위치한다. 이 지역은 소백산맥의 지맥인 노령산맥 서쪽에 자리하며, 용학천의 우안에 위치한다. 주변 산계는 북쪽의 성뫼산(해발 394.2 m)과 동·북쪽 방향에 분포하는 300–400 m의 산지들로 구성되어 있어 전형적인 산간형 농촌지역의 특성을 보인다. 연구지역 북쪽과 동쪽을 흐르는 용학천은 완주군 비봉면 백도리에서 발원하여 동쪽으로 흘러 고산면 삼기리에서 고산천과 합류하는 지방하천으로, 금강권역 만경강 수계에 속한다. 용학천은 만경강의 제2지류이자 고산천의 제1지류에 해당한다.
연구지역의 지질은 옥천누층군의 변성퇴적암류와 제4기 충적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50,000 축척의 삼례 지질도(Hong and Kim, 1969)와 강경 지질도(Lee et al., 1980)를 참고하였다(Fig. 1). 보은매립장이 위치한 비봉면 일대는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경계부로, 작봉산·말목재 및 대치리·내월리 부근에서 창리층과 접하고 있어 변성사질암이 우세하다. 연구지역은 삼례 지질도폭에서 상부석영편암대, 협탄대, 하부석영편암대에 해당하며, 석영-운모편암, 운모편암, 사질천매암이 주로 분포한다. 또한 규암층과 석회암층이 협재되어 있으며, 상부로 갈수록 흑회색 천매암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과거 보은매립장 우측 상부 지역에는 비봉 광산이 운영되었으며, 주로 규석을 채광하였다. 채굴 당시 발생한 파쇄 편암류는 상부 복토재(cover)로 활용된 것으로 보고되었다(Wanju-gun, 2019).
보은매립장 개요
보은매립장은 완주군청이 운영·관리하는 폐기물최종처분업(예외적 매립시설)으로, 2014년 3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가동되었다. 매립 면적은 27,300 m2이며, 452,740 m3의 폐석분과 고화토를 7:3 비율로 매립할 것으로 신고되었으나, 실제로는 폐석분이 1,972 m3 (0.5%)에 불과하고 고화토가 471,730 m3 (99.5%) 매립되어 총 473,702 m3가 매립되었다. 매립은 최대 수직 깊이 약 30 m까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었다(BAI, 2020). 불법 매립된 고화토가 분해되면서 발생한 유기오염물이 지하수와 혼합되어 침출수 형태로 옹벽, 골짜기, 자암제 등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Fig. 2). 이로 인해 주변 토양, 지하수, 그리고 용학천을 포함한 하천수가 오염되고 있으며, 고농도의 악취가 발생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은매립장에서 발생한 침출수는 주로 옹벽과 옹벽 하부 골짜기 사면을 따라 외부로 유출되며, 침출수 발생 지점에는 3개의 침출수 집수조가 설치되어 차집 후 위탁처리되고 있다. 옹벽 및 골짜기 집수조에서 2019년 10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처리된 침출수량은 일평균 44.8 m3/d로 보고되었다. 2018년 조사 결과, 매립지에서 배출된 침출수는 BOD, COD, SS, 철, 페놀류, 비소, 망간, 무기성질소, 암모니아성질소, 총대장균군, 색도 등 다수 항목에서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였으며, 특히 BOD, COD, 페놀, 무기성질소, 암모니아성질소 농도가 매우 높게 검출되었다(Wanju-gun, 2019).
이후 수행된 연구용역으로는 보은매립장 오염수 원인분석 및 관리방안 용역(Wanju-gun, 2019)과 보은매립장 생태복원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Visang, 2020)이 있다. 오염실태조사에서는 현장조사, 전기비저항 탐사, 시추조사, 매립장 안정도 조사 등이 수행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시설계를 위한 상세조사(시추조사, 표준관입시험, 현장투수시험, 현장수압시험, 전기비저항 탐사, 실내시험 등)가 진행되었다. 매립장의 지층은 지표로부터 고화토 매립층, 자갈층, 풍화토층, 풍화암층, 연암, 보통암 순으로 구성된다. 표준관입시험(SPT)을 통해 획득된 시료 일부를 대상으로 입도분석을 수행하였으며, 한국표준협회의 토질 공학적 분류법을 이용하여 토질 유형을 분류하였다. 매립장의 최상부 고화토 매립층은 두께 0–25.5 m로 분포하며, 점토질 모래층(SC), 실트질 점토층(CL), 실트 및 점토질 세사층(ML), 유기질토층(OH) 등으로 구분된다. 고화토 매립층 하부에는 두께 1.8–9.5 m의 자갈층(GM)이 분포하며, 황갈색·암갈색·흑갈색의 모래질 자갈과 사석, 실트 및 점토가 섞인 모래질 자갈로 구성된다. 이 층의 N치는 3/30–50/6 회/cm로 측정되어 매우 느슨한 상태에서 매우 조밀한 상태까지 다양한 상대밀도를 보인다.
지하수 흐름 모델 개발 및 평가
보은매립장의 침출수 발생량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하여 지형, 지질 및 수문자료와 대수층 수리상수 자료를 종합하여 지하수 흐름 모델을 개발하였다.
모델 설계
모델 영역은 용학천과 분수령을 기준으로 동서 1,000 m, 남북 786 m의 범위로 설정하였다(Fig. 3a). 격자 크기는 2 m × 2 m로 구성하여 총 393행 × 500열의 격자망을 구축하였다. 개념모델은 대수층을 포함하여 사질·점토층, 자갈층, 암반층으로 구분된 총 3개 층으로 단순화하였으며, 균질·등방성의 자유면 대수층으로 설정하였다. 지형 모사는 1:5,000 축척의 수치지형도를 활용하여 DEM (digital elevation model)을 작성하였다(Fig. 3b). 각 층의 경계면은 시추주상도 자료의 평균 표고값을 적용하여, 1층 하부면은 EL. 134 m, 2층 하부면은 EL. 130 m, 암반층 하부면은 EL. 100 m로 설정하였다.
연구지역의 주요 수문학적 경계조건은 용학천, 매립장 내 옹벽, 인근 골짜기 및 계곡수로 설정하였다. 용학천은 하천경계(river boundary)로 1층 및 2층에 반영하였다. 하천 하상고는 용학천 하천정비기본계획 보고서(MOCT, 2000)의 자료를 바탕으로 평균 EL. 116.82 m를 적용하였으며, 하천수위는 2020년 1월 측정값인 EL. 117.07 m를 적용하였다. 하천 전도계수(conductance)는 10 m2/d로 설정하였다. 옹벽과 골짜기는 배수경계(drain boundary)로 1층에 반영하였으며, 배수 고도는 지표면 표고에서 1 m 낮게 설정하고 전도계수는 1 m2/d로 일괄 적용하였다(Fig. 4).
모델의 주요 입력 인자는 대수층 수리상수, 함양량, 비산출률 등이다. 지형 및 지질, 시추주상도 및 단면도, 지하수위, 현장 수리시험 결과를 종합하여 지층 구조와 수리전도도를 설정하였다. 매립층 및 암반층의 수리전도도는 현장시험 결과를 적용하였고, 붕적층은 기존 보고서를 참조하였다. 사질·점토층과 자갈층의 수리전도도는 현장 투수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각각 0.33 m/d, 1.32 m/d로 설정하였다. 암반 수리전도도(K0)는 패커시험 결과를 반영하여 0.052 m/d를 적용하였다. 암반·매립 혼재층은 두 층의 평균값인 0.19 m/d로 설정하였다. 골짜기 및 계곡에 분포하는 붕적층은 전라북도 지하수 관리계획 보고서(Jeollabuk-do, 2010)를 참고하여 1.19 m/d로 적용하였다(Fig. 5). 지하수 함양량은 최근 10년간 완주 지역 평균 강수량(1,176.6 mm)에 함양률 16.6% (MOLIT, 2017)를 적용하여 산정한 195.32 mm/yr를 모델 영역 전체에 동일하게 부여하였다.
모델 보정
정류 모델 보정은 2019년에 설치된 관측정 3개(BHE-1, BH-1, BH-2)와 2020년에 설치된 관측정 7개(NH-1, NH-2, NH-3, NH-4, NH-5, NH-6, NH-7) 등 총 10개 관측정에서 측정된 지하수위 자료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Fig. 6a). NH-3, BH-1, BH-2는 2020년 1월 8일과 2월 10일의 측정값을 평균하여 적용하였으며, 그 외 관측정은 2020년 1월 16일부터 3월 12일까지 측정된 지하수위의 평균값을 사용하였다(Table 1). 패커시험을 통해 얻은 암반 수리전도도는 연암층을 대상으로 한 값이므로 암반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고, 함양량 역시 불확실성이 큰 인자이다. 이에 따라 암반 수리전도도와 함양량을 보정 변수로 설정하였다. 먼저 시행착오법을 적용하여 계산된 지하수위와 관측값 간의 오차가 최소화되도록 수리전도도와 함양량을 조정하였다. 이후, 현재의 오염수 처리수량(44.8 m3/d)과 물수지 분석으로 계산된 침출수량 간의 차이가 최소가 되도록 함양량을 추가로 보정하였다.
Table 1.
Groundwater level observations, calibrated heads, and simulated heads under different scenarios at 10 monitoring wells
정류 모델 보정 결과, 암반 수리전도도(K0)는 0.035 m/d, 함양량은 113 mm/yr로 산정되었다. 계산된 지하수위는 관측값과의 오차가 13% 이내로 나타났으며, 분포 양상 또한 실제 관측 결과와 유사하였다(Table 1, Fig. 7). 모델 해석 결과, 매립지로 유입되는 지하수량은 34.1 m3/d로 분석되었으며, 이 중 22.8 m3/d는 옹벽으로, 11.3 m3/d는 매립지 외부로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현재 매립장에서 처리되는 오염수량은 옹벽 배출수 22.8 m3/d와 골짜기 유출수 22.0 m3/d를 합한 44.8 m3/d이며, 이 중 골짜기 유출수에는 비오염 계곡수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Table 2.
Results of water budget analysis under different scenarios
시나리오별 모델 예측 결과
보정된 정류 모델을 기반으로 침출수 저감 방안을 단계적으로 적용한 4단계 시나리오를 설정하였다(Fig. 8). 각 시나리오에 대해 정류 모의를 수행하여 차수시설(차수막, 차수벽) 설치 및 침출수 양수가 매립지 지하수위와 물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시나리오 1은 매립지 내부 유입량을 감소시키기 위해 차수막을 설치하는 경우이다. 이를 위해 매립지 영역의 함양량을 0으로 입력하여 차수막 설치 효과를 분석하였다. 시나리오 2는 차수막 설치 후 차수벽을 추가로 설치하는 경우이다. 침출수의 외부 유출을 차단하기 위하여 기존 옹벽을 제거하고 동일 위치에 차수벽을 설치하였다. 옹벽 위치의 1층과 2층에 수평차수경계(horizontal flow barrier package)를 적용하여 침출수 유출량 변화를 분석하였다(Fig. 4c and d).
시나리오 3은 차수막과 차수벽을 설치한 뒤 침출수를 양수·처리하는 경우이나, 양수량이 부족하여 일부 오염 지하수가 매립지 외부로 유출되는 상황을 가정하였다. 이는 시나리오 4와 비교하여 적정 양수량 산정의 중요성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기존 집수정 3공(PW-1, PW-2, PW-5)에 양수정 2공을 추가 설치하였으며(Fig. 6b), 각 양수정 위치에 배수 경계(drain boundary)를 설정하여 양수량을 평가하였다.
시나리오 4는 차수시설을 설치한 후 5공의 양수정을 통해 적정량을 양수하여 침출수의 외부 유출을 완전히 차단하는 경우이다. 배수 경계의 배수 고도(drain elevation)를 조절하고 시행착오법을 적용하여, 침출수 외부 유출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최소 양수량이 확보되도록 설정하였다. 배수 고도를 낮출수록 양수 처리수량은 증가하지만, 동시에 배후지에서의 지하수 유입량도 증가하여 경제적 효율성이 저하된다. 따라서 침출수 외부 유출을 막으면서 양수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정 배수 고도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각 양수정의 배수 고도를 2층 하부면으로부터 1 m 상부 지점에 설정하고, 전도계수는 100 m2/d로 충분히 크게 적용하였다. 시나리오 4는 침출수 처리에 가장 적합한 방안으로, 부정류 모의를 통해 계절별 함양량 변화가 침출수 처리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Table 1과 Table 2는 시나리오별 지하수위 및 물수지 변화를 나타낸다. 시나리오 1 (차수막 설치)의 경우, 매립지 영역 내 지하수 함양이 차단되면서 전반적으로 지하수위가 하강하였고, 매립지 유입량과 외부 유출량이 모두 감소하였다. 시나리오 2 (차수막과 차수벽 설치)에서는 차수벽 구간의 지하수 배출이 차단됨에 따라 매립지 지하수위가 상승하였다. 지하수위가 상승하면서 배후지로부터의 지하수 유입량은 감소하였으며, 차수벽에 의해 골짜기로의 수평 유동이 차단됨으로써 대수층 내 유입수가 차수벽 이외 구간을 통해 매립지 외부로 유출되었다. 시나리오 3과 4 (차수시설 설치 및 양수처리)에서는 지하수위가 5개 양수정의 양수량에 따라 점차 하강하였다. 차수막과 차수벽 설치 후 증가한 외부 유출량은 양수량 증가에 따라 점차 감소하였으며, 특히 시나리오 4에서 적정량의 침출수를 양수할 경우 매립지 외부로의 유출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류 모의를 통한 양수량 변화 예측
우리나라는 강수량의 계절적 변화가 뚜렷하므로, 강수량 변화를 고려한 침출수 발생량을 정확히 산정하여 처리계획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20년의 연강수량은 평년 대비 약 1.6배 증가하였으며, 이와 같은 다우년 상황에서의 침출수 발생량도 정량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월별 함양량 변화와 다우년 상황을 반영한 부정류 모형을 개발하여 침출수 발생량(처리량)의 변화를 모의하였다.
모델 영역과 경계조건은 정류 모델의 시나리오 4와 동일하게 설정하였으며, 대수층 수리상수 또한 보정된 수리전도도를 적용하였다. 지하수 함양량은 계절적(월별) 변화를 반영하여 시계열 입력자료로 구성하였다(Table 3). 평년 함양량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월평균 강수량에 정류 모델에서 보정된 함양률 9.6% (MOLIT, 2017)를 곱하여 산정하였다. 다우년의 경우 1월부터 9월까지는 2020년 실측 강수량을 적용하고, 10월 이후는 평년값을 적용하였다. 다우년 총 강수량은 1,893.5 mm로, 평년의 약 1.6배에 해당한다. 비저유계수(Ss)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값인 1 × 10-5 m-1을 전체 영역에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비산출률(Sy)은 Fig. 4와 같이 층별로 구분하여 암반층은 0.01, 암반·매립 혼재층과 사질·점토층은 0.1, 자갈층과 붕적층은 0.2로 설정하였다.
Table 3.
Monthly recharge values applied in the transient simulations
정류 모델 결과를 초기 조건으로 설정하여 부정류 모의를 수행하였다. 지하수위 변동이 1년 주기로 안정적으로 반복(동적 순환)되도록 5년간 모의한 뒤, 6년 차에 다우년(2020년) 조건을 부여하였고, 이후 5년간 추가로 모의하여 다우년 이후의 변화를 예측하였다.
부정류 모의 결과, 매립지 내부 관측정 9개 지점에서는 차수막 효과로 인해 하절기 강수 증가에 따른 지하수위 상승이 지연되었으며, 다우년 이후 지하수위가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데 약 2–3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Fig. 9a and b). 반면, 매립지 외부 관측정에서는 강수량 변화에 따른 지하수위 변동이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물수지 분석 결과, 함양량 증가로 대수층으로의 유입량은 크게 늘었으나, 매립지 유출량(양수량)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미약하게 나타났다. 이는 함양량 증가 시 대수층의 저유량이 함께 증가하여 외부 유출량 증가가 억제되었기 때문이다. 침출수 처리 측면에서 강수 변화가 외부 유출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수록 관리 효율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Fig. 9c는 5개 양수정의 총 양수량 변화를, Fig. 9d는 가장 많은 양수량을 기록한 PW-5 관정의 양수량 변화를 나타낸다. 모의 결과, 차수막 효과로 인해 강수 증가에 따른 침출수 발생이 지연되어 가을·겨울철에 양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다우년(2020년)에는 침출수량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후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데 약 2–3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월별 최대 양수량을 고려하여 침출수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양수정으로 모두 포획될 수 있도록 적정 양수량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완주군 보은매립장을 대상으로 침출수 발생량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하여 Visual MODFLOW를 활용한 지하수 흐름 모델을 개발하고, 정류 및 부정류 모의를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시추조사, 현장 수리시험, 수질조사 등에서 획득한 수리지질 및 수문 자료를 종합하여 개념모델을 설계하였다. 모델 개발 과정은 현장 특성화, 모델 설계, 모델 보정, 모델 예측 및 평가의 단계로 체계적으로 수행되었으며, 함양량과 암반 수리전도도를 주요 보정 변수로 설정하였다. 관측정 10개소에서 측정된 지하수위 자료와 매립장에서 처리되고 있는 침출수 처리량을 활용하여 모델 보정을 수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구축된 모델이 연구지역의 지하수 유동 특성과 침출수 거동을 합리적으로 재현하고 있음을 검증하였다.
보정된 정류 모델을 기반으로 4단계의 시나리오를 설정하여 차수시설(차수막, 차수벽) 설치 및 침출수 양수가 매립지 내부 지하수위와 물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시나리오 1에서는 매립지 영역에 차수막을 설치하여 매립지 내 함양을 차단한 결과, 지하수위가 전반적으로 하강하고 매립지로의 유입량과 외부 유출량이 동시에 감소하였다. 시나리오 2에서는 차수막과 차수벽을 함께 설치하여 기존 옹벽과 골짜기를 통한 침출수 배출을 차단하였으며, 이로 인해 매립지 지하수위는 상승하였으나 배후지로부터의 유입량은 감소하였다. 동시에, 차수벽에 의해 수평적 지하수 유동이 제한되면서 대수층 내부로 유입된 물이 차수벽 이외의 구간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는 특성이 확인되었다. 시나리오 3에서는 차수막과 차수벽 설치 후 양수정을 통해 침출수를 처리하였으나, 양수량이 부족하여 일부 침출수가 외부로 유출되는 한계가 나타났다. 시나리오 4에서는 충분한 양수를 통해 매립지 외부로의 침출수 유출이 완전히 차단되었으며, 옹벽과 골짜기를 통한 배출이 모두 차단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차수막과 차수벽 설치가 매립지 외부로의 침출수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나라의 뚜렷한 계절적 강수 변화를 고려하여 부정류 모의를 수행하였다. 시나리오 4를 대상으로 월별 함양량 변화를 반영하고, 2020년과 같은 다우년 조건을 적용하여 모의한 결과, 매립지 내부에서는 차수막의 효과로 인해 강우 증가 시 지하수위 상승이 지연되었고, 다우년 발생 이후 지하수위가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데 약 2–3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매립지 외부에서는 강수량 변화가 즉각적으로 지하수위 변동에 반영되었다. 물수지 분석 결과, 다우년에 함양량이 크게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매립지 유출량(양수량)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증가만을 보였다. 이는 증가한 함양량의 상당 부분이 대수층 저유량으로 저장되었기 때문이며, 이는 침출수 관리 측면에서 강수 변동성이 외부 유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긍정적 요소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다우년(2020년)의 경우 평년에 비해 강수량이 약 1.6배 증가하였으나, 침출수 처리량 증가는 약 1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차수막은 매립지 내로 유입되는 지하수량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차수벽은 옹벽 및 골짜기를 통한 침출수 유출을 차단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적정한 양수정 운영을 병행할 경우 매립지 외부로의 침출수 유출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부정류 모의를 통해 산정된 본 연구지역의 적정 침출수 처리량은 평년 약 40 m3/d, 다우년 조건에서 약 45 m3/d로 나타났으며, 모델의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약 10%를 추가한 50 m3/d의 처리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 연구의 주요 성과는 차수막과 차수벽, 양수정 운영의 단계별 효과를 수치적으로 검증하여 정량적 지표를 제시한 점, 평년 및 다우년 조건에서의 침출수 처리량을 산정하여 설계 기준을 마련한 점, 불확실성 요인을 반영하여 안전 여유치를 제안한 점에 있다. 이러한 성과는 보은매립장의 침출수 처리공법 설계에 직접적인 기초자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향후 불법, 예외적 매립시설 및 노후 매립지의 사후관리와 생태복원 설계에도 적용 가능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매립지 침출수 관리와 정책적 의사결정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학문적인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는 매립장 인근에 설치된 관측정을 활용하여 모델을 보정하였으므로, 연구지역 전역의 수리지질학적 특성을 대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모델의 공간적 대표성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해석 결과를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한계를 고려할 때, 향후 연구에서는 보다 정량적인 불확실성 평가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연구가 침출수 유량 저감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오염물질의 거동은 환경 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향후 MT3D 등 용질수송 모델을 접목하거나 침출수 내 오염물질의 농도 변화를 병행 모사함으로써 연구의 응용성과 정책적 활용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