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암반 불연속면의 중요성 및 조사 대상 요소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 내 불연속면의 역할
불연속면의 정의 및 분류
불연속면의 주요 조사 항목 및 특성
불연속면 조사 방법론
야외 노두 조사 기법
시추공 및 지하 시설 조사 기법
실내 시험
최적화된 불연속면 조사 방법 및 전략 제안
통합적 다중 스케일 접근 방식
조사 단계별 최적화 전략
결 론
서 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high level radioactive waste, HLW)은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사용 후 핵연료 자체를 폐기물로 지정한 경우 발생하며, 높은 방사능과 붕괴열을 발생시키므로 냉각 및 차폐가 필수적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전체 방사성폐기물 부피의 약 3%에 불과하지만, 총 방사능의 95%를 차지하며 장수명 핵종을 포함하고 있어 수천 년 동안 생태계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서 국제적으로는 심층 지질 처분(deep geological disposal)이 최적의 기술적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Papafotiou et al., 2022; Herm et al., 2023; Leverd, 2023).
심층 지질 처분은 방사성 물질이 생물권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중 방벽(multiple barrier)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이 방벽 시스템은 폐기물 용기, 완충재, 처분 터널 구조물과 같은 공학적 방벽과 처분 부지를 둘러싼 안정적인 암반층과 같은 천연방벽으로 구성된다. 공학적 방벽이 초기 격리 기능을 수행하는 반면, 수천 년에 이르는 장기간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궁극적인 역할은 천연방벽에 의해 수행된다. 이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극단적인 유해 기간과 잠재적 이동성을 고려할 때, 천연방벽의 고유한 안정성과 불투수성이 방사성 핵종 격리의 최종적이고 가장 중요한 수단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처분 부지의 지질학적 특성, 특히 암반의 투수성과 안정성을 결정하는 암반 불연속면의 특성 평가는 처분 시스템의 장기 안전성 확보에 필수적이다(Choi et al., 2017).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부지 선정에 있어 지질학적 조사는 핵심적인 단계이며, 이 중에서도 암반 내 불연속면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는 더욱 중요하다. 불연속면은 단층, 절리, 층리, 벽개 및 기타 파쇄대 등 암반 내에 존재하는 모든 기계적 불연속면을 포괄하는 용어이다. 이러한 불연속면은 암반의 거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암반을 이방성 시스템으로 변화시켜 암반의 수리적 및 역학적 특성을 원칙적으로 제어한다(Choi et al., 2017).
특히, 불연속면은 지하수 흐름의 주요 경로가 되며, 이는 방사성 핵종의 이동을 촉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처분 부지의 투수성과 지하수 유동은 불연속면의 특성(방향, 간격, 연속성, 폭 등)에 의해 좌우되며, 이는 방사성 핵종이 인간 환경으로 유출될 가능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불연속면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3차원적으로 모델링하는 것은 처분 시스템의 장기 안전성 평가에 필수적이다.
불연속면의 특성 파악은 복잡한 다중 스케일(multi-scale)적 접근을 요구한다. 암반 내 수리 전도도나 투수율이 단층대 내에서 최대 5–6 자릿수까지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은 암반의 이방성이 매우 크며, 단순한 2차원 맵핑만으로는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이산 불연속면 네트워크(discrete fracture network, DFN) 모델과 같은 정교한 3차원 모델링 기법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Fox et al., 2012). DFN 모델은 불연속면의 기하학적 특성과 수리적 특성을 확률론적으로 표현하여 지하수 유동 경로와 핵종 이동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 연구에서는 불연속면의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불연속면의 조사 방법에 대해 최신 조사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조사 기술을 정리하고 최적화 된 조사 방법과 부지 조사단계에 따른 단계별 조사 전략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암반 불연속면의 중요성 및 조사 대상 요소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 내 불연속면의 역할
암반 불연속면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의 장기 안전성에 두 가지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첫째, 불연속면은 처분 시스템의 천연방벽 역할을 하는 암반의 격리 성능을 저해할 수 있는 주요 경로로 작용한다. 단층, 절리 등은 지하수 및 탄화수소와 같은 유체의 흐름을 위한 통로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방사성 핵종이 처분장 외부로 이동하는 주요 수단이 된다. 따라서 불연속면의 수리적 특성, 즉 투수성과 유동 경로의 복잡성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핵종 이동 예측의 핵심이다.
둘째, 불연속면은 처분 터널 및 기타 지하 구조물의 역학적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암반 내 불연속면의 방향, 간격, 연속성, 거칠기, 충전물 등은 암반 굴착 시 발생할 수 있는 암반 파괴 및 변형의 주요 원인이 된다. 이는 굴착 효율성뿐만 아니라 처분 시설의 장기적인 구조적 안정성과도 직결된다.
특히, 처분 터널 굴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굴착 손상대(excavation damaged zone, EDZ)는 불연속면의 특성과 굴착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Tokiwa et al., 2017). 발파 굴착은 새로운 균열을 유도하거나 기존 불연속면을 활성화시켜 EDZ를 형성할 수 있으며(Aoyagi et al., 2015), 이는 잠재적으로 방사성 핵종의 새로운 이동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EDZ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최소화하는 굴착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처분장 설계 및 안전성 확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불연속면 조사는 이러한 수리적 및 역학적 측면을 모두 고려하여 처분 시스템의 장기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반을 제공한다.
불연속면의 정의 및 분류
불연속면은 암반 내에서 기계적으로 약한 면을 총칭하며, 인장 강도가 거의 없거나 매우 낮은 특징을 가지고 암반의 거동을 지배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Barton, 1978).
• 단층(fault) : 암반이 불연속면을 따라 명확한 상대적 이동을 보인 전단 파괴면이다. 단층면은 종종 마찰로 인한 줄무늬나 광택면(slickensides)을 가지며, 단층 주변 암반은 파쇄되거나 변질되어 각력암(breccia)이나 단층 점토(gouge)와 같은 충전물을 포함할 수 있다. 단층의 폭은 수 밀리미터에서 수백 미터까지 다양하다.
• 절리(joint) : 암반 내에 존재하는 균열이나 파쇄면으로 단층과 달리 면을 따라 현저한 전단 변위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단층보다 규모가 작지만, 발생 빈도는 더 높다.
• 층리(bedding) : 퇴적암에서 입자 크기, 입자 배열, 광물 구성, 화학적 조성 등의 변화로 인해 퇴적 과정 중에 형성된 면을 말한다.
• 벽개(cleavage) : 암석 내에 발달하는 평행한 열극 또는 분리면으로, 주로 변성 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 균열(fracture) : 시추, 발파 또는 암석 시험 등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생성된 파괴면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용어이다. 비교적 규모가 작고, 거칠며, 신선한 특징을 보이고, 특정 방향성이 없을 수 있다.
이러한 불연속면은 각각의 고유한 형성 과정과 특성을 가지며, 암반의 역학적 강도, 변형 특성, 그리고 지하수 투수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단층은 대규모 지하수 유동 경로가 될 수 있는 반면, 치밀한 절리는 상대적으로 낮은 투수성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불연속면의 정확한 분류는 처분 부지의 지질학적 모델을 구축하고, 적절한 조사 방법을 선택하며, 궁극적으로 처분 시스템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불연속면과 굴착 과정에서 새롭게 형성되거나 활성화되는 불연속면(EDZ 내 균열)을 구분하는 것은 처분장 성능 평가에 매우 중요하다.
불연속면의 주요 조사 항목 및 특성
불연속면의 특성을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암반의 거동을 예측하고 처분 시스템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필수적이다. 주요 조사 항목은 Fig. 1에 나타나 있으며, 그 특성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Barton, 1978).
• 방향(orientation) : 불연속면이 공간상에서 가지는 자세를 의미하며, 경사 방향(dip direction)과 경사각(dip)으로 표현된다. 불연속면의 방향은 암반 사면 안정성 분석(평면 파괴, 쐐기 파괴, 전도 파괴, 원호 파괴) 및 블록 이론 분석의 주요 인자이며, 터널 축과 불연속면 방향 간의 관계는 암반등급(RMR)의 조정 인자로 활용된다.
• 간격(spacing) : 인접한 불연속면 간의 수직 거리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절리 세트의 평균 또는 최빈 간격으로 표현된다. 간격이 좁을수록 불연속면의 영향이 커져 암반의 강도가 약해진다.
• 연장성/연속성(persistence/continuity) : 노두나 굴착면에서 관찰되는 불연속면의 자취 길이를 의미하며, 불연속면의 면적 범위나 관통 길이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암반 내에서 불연속면이 단절되거나 다른 불연속면과 만나는 경우 연속성이 감소한다.
• 거칠기(roughness) : 불연속면 표면의 고유한 거칠기와 파형을 의미한다. 거칠기는 불연속면의 전단 강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대규모 파형은 국부적인 경사각을 변화시킬 수 있다.
• 벽면 강도(wall strength) : 불연속면에 인접한 암반 벽면의 압축 강도에 해당하는 값이다. 불연속면의 전단 강도에 기여하며, 슈미트 해머(Schmidt hammer)와 같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정량화될 수 있다.
• 폭(aperture) : 불연속면의 양쪽 암반 벽면 사이의 수직 거리를 의미하며, 그 공간은 공기나 물로 채워져 있을 수 있다. 폭이 클수록 불연속면의 강도는 감소하며, 암반의 안정성 및 유체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 충전물(filling) : 불연속면의 암반 벽면 사이에 존재하는 물질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모암보다 약하다. 충전물의 두께는 현장에서 측정되며, 수분 함량, 입자 크기, 광물학적 특성 등은 실내 시험을 통해 추가적으로 특성화된다. 충전물의 특성은 불연속면의 투수성과 전단 강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 누수(seepage) : 불연속면을 통해 흐르는 물의 양에 대한 정보이다. 매우 치밀하여 물 흐름이 없는 건조한 불연속면부터 물이 지속적으로 흐르는 경우까지 등급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불연속면의 각 조사 항목은 암반의 역학적 및 수리적 거동을 정량적으로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중요한 입력 변수이다. 이러한 항목들은 개별적으로 측정되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Table 1). 이는 정량적인 이산 불연속면 네트워크(DFN) 모델과 같은 정교한 모델을 구축하고, 처분 부지의 장기적인 안전성을 예측하는 데 필수적인 기반을 제공한다.
Table 1.
Quantitative description of discontinuities (modified from the suggested methods of the ISRM)
불연속면 조사 방법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부지의 불연속면 조사는 다양한 스케일과 목적에 따라 여러 기법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지표면 노두 조사, 시추공 조사, 지하 연구 시설(underground research laboratory, URL)을 통한 현장 조사, 그리고 실내 시험을 포함한다.
야외 노두 조사 기법
야외 노두 조사는 지표면에 노출된 암반에서 불연속면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초기 단계의 중요한 조사 기법으로 크게 직접 조사와 원격 조사 기법로 구분되어진다.
직접 조사 기법(Manual Methods)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지질 나침반을 사용하여 불연속면의 방향(경사 방향 및 경사각)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다. 선형 스캔라인(linear scanline) 방법과 윈도우 샘플링(window sampling) 방법이 대표적으로 사용된다. 스캔라인 방법은 측정 테이프를 노두면에 설치하고 테이프를 가로지르는 모든 불연속면의 특성(방향, 간격, 폭 등)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윈도우 샘플링 방법은 특정 영역(윈도우) 내의 모든 불연속면을 상세히 매핑하여 통계적 특성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이러한 직접 조사는 현장조사자가 직접 불연속면의 미세한 특성, 충전물의 종류, 누수 여부 등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접근이 어렵거나 위험한 지역에서는 적용이 제한되며, 시간과 인력이 많이 소요되고, 2차원적인 정보만을 제공하여 3차원적인 불연속면 네트워크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원격 탐사/디지털 기법(Remote Sensing/Digital Methods)
최근에는 지상 레이저 스캐너(terrestrial laser scanning, TLS) 및 디지털 사진 측량(terrestrial digital photogrammetry, TDP)과 같은 원격 탐사 기술이 노두 조사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기술들은 고품질, 고해상도의 3차원 점 좌표 데이터를 생성하여 노두의 표면 기하학적 정보를 정밀하게 획득한다(Olariu et al., 2008; Fig. 2).

Fig. 2.
Surface classification of cliff faces from low-density point cloud data (from Olariu et al., 2008).
원격 탐사 기법은 위험하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노두에 대한 조사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한다. 획득된 3차원 데이터는 후처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불연속면의 방향을 반자동으로 식별하고, 흔적을 디지털화하며, DFN 모델의 입력 자료로 활용된다. 이는 직접 조사에 비해 훨씬 높은 밀도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밀하게 얻을 수 있으며, 복잡한 3차원 불연속면 네트워크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데 유리하다(Casiraghi et al., 2025).
그러나 원격 탐사만으로는 불연속면의 충전물 특성, 미세한 거칠기, 누수량과 같은 현장 물질 특성을 직접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최적의 노두 조사는 원격 탐사로 광범위한 3차원 기하학적 정보를 획득한 후, 접근 가능한 특정 지점에서 직접 조사를 통해 세부적인 물질 특성을 보완하고 원격 데이터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통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시추공 및 지하 시설 조사 기법
지하 심부의 불연속면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추공 및 지하 연구 시설(URL)을 활용한 조사가 필수적이다.
시추공 조사(Borehole Investigations)
• 시추 : 심부 및 천부 코어 시추는 암반 시료를 직접 채취하여 지질학적 특성, 암석 종류, 불연속면의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 시추공 영상 촬영(borehole imaging) : 시추공 내에 카메라를 삽입하여 암반의 영상을 기록하고 불연속면을 식별하는 방법이 활용된다. 시추공 영상촬영 시스템(Borehole Image Processing System, BIPS)과 같은 장비는 균열의 방향, 폭, 충전물 등을 상세하게 파악하는 데 유용하며, 특히 수리적으로 활성적인 균열을 식별하는 데 기여한다. Formation Micro Scanner (FMS)나 Formation Micro Imager (FMI)와 같은 첨단 로깅도구는 고정밀 균열 이미지를 제공한다(Pezard and Yeh, 2007; Watton et al., 2014; Fig. 3).
• 지구물리 및 수리 시험 : 시추공 내에서 지구물리 검층을 통해 암반의 밀도, 중성자 특성, 음파 속도 등을 측정하여 불연속면의 존재 여부와 특성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패커 시험(packer tests)과 같은 수리 시험은 특정 심도에서 암반의 수리 전도도 및 투수율을 측정하여 지하수 유동 특성을 평가한다.
지하 연구 시설(URL) 조사 기법(Underground Research Laboratory (URL) Investigation Techniques)
지하 연구 시설(URL)은 실제 처분 심도와 유사한 환경에서 암반의 특성을 상세히 조사하고, 처분 기술의 타당성을 검증하며, 공학적 방벽 시스템의 장기 거동을 시험하기 위해 건설되는 시설이다. URL은 지표 및 시추공 조사의 한계를 보완하며, 실제 굴착 환경에서 암반의 반응을 직접 관찰하고 장기적인 현장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 굴착 손상대(EDZ) 특성화: URL 굴착 중에는 발파 진동 속도와 EDZ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된다. 지진파 토모그래피(seismic tomography) 및 전기 비저항 토모그래피(resistivity tomography)와 같은 지구물리 탐사 기법은 EDZ의 범위와 특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Zhang et al., 2025). 이러한 조사는 굴착 방법에 따른 암반 손상 정도를 평가하고, 핵종 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유동 경로의 형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중요하다.
• 터널 매핑 및 샘플링: URL 내 터널 굴착면에서 불연속면의 상세 매핑과 샘플링이 이루어진다. 이는 심부 암반의 불연속면 특성(방향, 간격, 폭, 충전물 등)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3차원 지질 모델과 DFN 모델을 정교화하는 데 기여한다(Fox et al., 2009).
• 현장 응력 측정: 심부 암반의 초기 응력 상태는 불연속면의 거동과 암반 구조물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URL 내에서 수압 파쇄 시험 등을 통해 현장 응력 측정이 수행된다(Wang et al., 2018).
• 지구물리 탐사: Controlled-Source Audio-frequency Magnetotellurics, CSAMT)와 같은 지구물리 탐사는 심부의 단층 시스템을 매핑하고 숨겨진 균열대를 식별하는 데 효과적이다(Fig. 4). 특히 고비저항 환경에서 전극 접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염수 포화 부직포 적용과 같은 혁신적인 방법이 개발되기도 했다(An et al., 2025).

Fig. 4.
Geological section and interpretation of a CSAMT profile. (a) Geological section measured in the field. (b) InterpretatedCSAMTprofile (An et al., 2025).
실내 시험
실내 시험은 현장 조사에서 채취된 암석 시료 및 불연속면 시료를 대상으로 정밀한 물리적, 역학적, 수리적, 지구화학적 특성을 측정하는 과정이다. 이는 현장 관측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암반의 근본적인 거동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역학적 특성 시험
• 일축 및 삼축 압축 시험 : 암석 시료의 강도, 변형 특성(탄성 계수, 포아송 비)을 측정한다. 고준위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열이 암반의 물리적, 역학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열처리 후의 암석 특성 변화를 연구하기도 한다(Jacobsson, 2005; Zhang et al. 2025).
• 직접 전단 시험 및 경사 시험 : 불연속면의 전단 강도 특성(점착력, 마찰각)을 평가한다. 불연속면의 거칠기, 벽면 강도, 충전물 등이 전단 강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다(Jacobsson, 2005).
• 미세 균열 측정 : 미세 균열의 부피 측정 및 균열 발생 응력과 같은 시험은 암반 내 미세 손상 특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Jacobsson, 2005).
수리적 및 지구화학적 특성 시험
• 충전물 특성 분석 : 불연속면 내 충전물의 수분 함량, 입자 크기 분포, 광물학적 조성 등을 분석하여 충전물이 불연속면의 투수성과 핵종 흡착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 흡착 및 확산 시험 : 암반 매질 및 불연속면 내에서 방사성 핵종의 흡착 및 확산 거동을 평가한다. 이는 핵종 이동 모델의 중요한 입력 변수가 된다(Winberg et al., 2000).
실내 시험은 통제된 환경에서 정밀한 측정을 가능하게 하여, 현장 규모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암반 및 불연속면의 기본 물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개념적 모델을 개발하고, 현장 관측 데이터를 해석하며, 수치 모델의 입력 변수를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실내 시험 결과는 현장 조건에서 얻어진 데이터와 함께 통합되어 부지 기술 모델(site descriptive model)을 구축하는 데 활용되며, 이를 통해 장기적인 처분장 성능 예측의 신뢰성을 높인다(Andersson et al., 2007).
최적화된 불연속면 조사 방법 및 전략 제안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부지의 암반 불연속면 조사는 장기 안전성 확보를 위한 핵심적인 과정이며, 최적화된 방법론은 통합적이고 다중 스케일적인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통합적 다중 스케일 접근 방식
최적화된 불연속면 조사는 광역적인 지역 규모에서부터 처분장 규모에 이르는 다중 스케일의 조사를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과정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각 단계에서 획득된 데이터는 다음 단계의 조사를 안내하고 이전 단계의 모델을 정교화하는 데 활용되어야 한다.
지역 규모(Regional Scale, 지표 기반)
잠재적 처분 후보 지역을 식별하고, 주요 변형대 및 광역적인 구조적 패턴을 파악하여 지질학적 안정성을 평가하는데 목적으로 두고 실시한다.
주요 방법으로는 항공/위성 영상 분석, 광역 지질 매핑, 선구조 분석, 헬기 공중 전자탐사, 자력 탐사, 감마선 분광 탐사 등 광역 지구물리 탐사를 통해 심부 지질 구조에 대한 초기 정보를 획득한다. 이는 비용 대비 효율적인 방법으로 넓은 지역의 지질학적 이해를 높이고, 상세 조사가 필요한 특정 지역을 선별하는 데 기여한다.
부지 규모(Site Scale, 지표 및 시추공 기반)
선정된 후보 부지에 대한 상세 지질학적 이해를 구축하고, 3차원 개념적 기반암 모델 및 초기 이산 불연속면 네트워크(DFN) 모델을 개발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실시한다.
주요 방법으로는 노두에 대한 상세 지질 매핑을 통해 3차원 디지털 노두 모델(DOM)을 구축한다. 또한, 심부 및 천부 코어 시추를 수행하고, 지질, 지구물리 검층 및 수리 시험(패커 시험, 지하수 샘플링)을 광범위하게 실시한다. 시추공 영상 촬영을 통해 시추공 벽면의 균열을 상세히 파악한다. 지표 지구물리 탐사를 통해 지하 구조물 및 파쇄대를 식별한다. 이를 통해 시추공 데이터와 지표 데이터를 통합하여 부지의 3차원 지질 모델을 정교화하고, DFN 모델의 초기 입력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다.
처분장 규모(Repository Scale, 지하 시설/URL 기반)
실제 처분 심도에서 암반의 특성을 상세히 확인하고, 굴착으로 인한 암반 손상대(EDZ)를 특성화하며, 처분 기술의 타당성과 안전성을 현장에서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둔다.
주요 방법은 URL 굴착 중 지진파 및 전기 비저항 토모그래피를 통해 EDZ를 특성화하고, 굴착 방식이 암반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 터널 굴착면에서 불연속면의 상세 매핑 및 샘플링을 수행하여 DFN 모델을 정교화한다. 현장 응력 측정, 장기적인 암반 변형 및 지하수 유동 모니터링을 통해 암반의 장기 거동을 이해한다. URL은 지표 및 시추공 조사의 한계를 보완하며, 실제 처분 심도에서 암반의 반응을 직접 관찰하고 장기적인 현장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이를 통해 개념 모델을 검증하고, 공학적 방벽 시스템의 성능을 시험하며, 처분 시스템의 장기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다중 스케일 접근 방식의 궁극적인 목표는 암반의 기하학적 구조, 물리적 특성, 그리고 물과 관련된 상호 작용 과정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포괄적인 3차원 부지 기술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모델은 지질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암반 역학, 수문 지질학, 지구화학적 특성까지 포함하여 모든 후속 안전성 평가 및 처분장 설계의 기초를 제공한다.
조사 단계별 최적화 전략
불연속면 조사의 최적화는 각 조사 단계의 목표와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
1단계(예비/지역 조사)
광역적인 지질학적 안정성을 평가하고, 잠재적 처분 후보 지역을 식별한다.
• 전략: 비용 효율적인 원격 탐사(항공/위성 영상, 공중 지구물리 탐사)와 기존 지질 자료 분석에 집중하여 광역적인 지질구조 및 주요 단층대를 파악한다. 이 단계에서는 불연속면의 상세 특성보다는 대규모 구조적 특징과 잠재적 위험 요소를 식별하는 데 중점을 둔다.
2단계(부지 특성 조사, 지표 및 시추공)
선정된 후보 부지의 지질학적 특성을 상세히 파악하고, 개념 모델을 정교화하며, 초기 DFN 모델을 구축한다.
• 전략: 1단계 결과를 바탕으로 시추공 위치를 최적화하여 불연속면의 3차원 분포와 수리적 특성을 파악한다. 첨단 시추공 영상 및 현장 수리 시험을 통해 심부 불연속면의 특성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지표 노두에서는 TLS 및 사진 측량과 같은 원격 탐사를 활용하여 대량의 3차원 균열 데이터를 획득하고, 중요 지점에서는 수동 매핑을 통해 미세 특성을 보완한다. 지구물리 토모그래피를 활용하여 지하의 숨겨진 파쇄대를 식별한다.
3단계(지하 연구 시설, URL)
실제 처분 심도에서 암반의 현장 거동을 검증하고, 굴착 손상대(EDZ)를 상세히 특성화하며, 장기적인 처분 시스템 성능을 확인한다.
• 전략: URL 굴착 중 발생하는 EDZ를 지진파 및 전기 비저항 토모그래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굴착 방식의 영향을 평가한다. 터널 굴착면에서 상세 지질 매핑을 수행하여 DFN 모델을 최종적으로 정교화한다. 현장 응력 측정 및 장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암반의 변형 및 지하수 유동 특성을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이는 모델 예측의 신뢰성을 높이고, 처분장 설계 및 운영에 필요한 핵심적인 현장 데이터를 제공한다.
지속적인 개선 및 피드백
각 조사 단계에서 획득된 데이터는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통합되어 다학제적 분석에 활용되어야 한다. 하위 단계의 상세 조사를 통해 얻은 정보는 상위 단계의 광역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피드백 루프를 확립해야 한다. 이러한 반복적이고 적응적인 접근 방식은 처분 부지 특성화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극대화한다.
결 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심층처분 부지 확정에 있어 암반 불연속면 조사는 처분 시스템의 장기 안전성을 보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불연속면은 지하수 유동의 주요 경로이자 암반 구조물의 역학적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므로, 그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정량적으로 모델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핀란드, 스웨덴, 일본 등 선도 국가들은 불연속면 조사를 위해 통합적이고 다중 스케일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초기 지표 지질 조사부터 시추공 조사, 그리고 궁극적으로 지하 연구 시설(URL)을 통한 심층 현장 조사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이고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부지 특성화를 정교화하고 있다. 특히, URL은 실제 처분 심도 환경에서 암반의 거동을 직접 검증하고, 처분 기술의 타당성을 입증하며, 모델의 현장 검증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시설로 인식된다.
또한, 이산 불연속면 네트워크(DFN) 모델링과 같은 정교한 3차원 모델링 기법을 활용한 불연속면의 기하학적, 수리적, 역학적 특성을 통합적으로 표현하고 원격 탐사와 같은 첨단 데이터 획득 기술, 지구물리 토모그래피 그리고 인공지능(딥러닝)과 같은 분석 도구의 도입은 불연속면 특성화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최적화된 불연속면 조사 방법론은 광역적인 지질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상세한 부지 특성화를 수행하고, URL을 통해 현장 검증을 완료하는 통합적 다중 스케일 접근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각 단계에서는 해당 스케일에 최적화된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획득하고, 이를 다학제적으로 통합하여 일관된 3차원 부지 기술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명시적으로 정량화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확률론적 모델링, 기술 감사, 그리고 예측/결과 연구를 통한 모델 검증은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줄이며, 처분 시스템의 장기 안전성 평가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