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재료 및 방법
실험사면 구성 및 붕괴 원리
조적조 건축물 설계 및 실험 조건
결과 및 고찰
급경사지 붕괴 재현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과정 모니터링
충격압 특성
구조부 취약부 개선을 위한 설계 조건
토의 및 결론
서 론
최근 극한강우와 국지성 집중호우의 빈도 증가로 급경사지 붕괴와 같은 토사재해가 국내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Seneviratne et al., 2021; Kim et al., 2025). 국내 인명피해는 주로 산지에 인접한 하류부 주거지역에서 나타나는 특성이 있는데, 이는 산지 인근에 형성된 주거지역에 무보강 조적조, 목조, 토담조와 같은 비보강 콘크리트(unreinforced concrete, URC) 건축물이 많이 분포된 환경과 관련된다. 이러한 URC 건축물은 경제적 요인이나 간단한 시공으로 인해 선택되는 경우가 많으며, 건축물 노후화, 부실한 기초와 지붕, 외벽 균열 등 유지·관리 측면에서 취약한 사례가 다수 존재하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점으로부터 토사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는 단순히 사면 붕괴의 발생 여부에만 기인하기보다 토사재해 영향을 받는 지점에 입지한 URC 건축물의 구조적 취약성이 중요한 시사점을 가질 수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사재해와 인명피해에 관련한 선행 연구들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주로 사면 안정성 해석, 붕괴 발생 예측, 토석류 전파모델 개발, 조기 경보 시스템 개발 등 사면의 불안정성과 사전 예측에 중점을 두고 있어(Iverson, 1997, Hungr et al., 2014), 실용성 측면에서 많은 제약사항이 존재하였다. 해당 연구결과들은 고도화된 기술과 지식의 집약으로 사회에 공헌해 왔지만, 인명피해의 발생은 사면 불안정성이라는 인과관계를 설정하고 있어 예측불가한 토사재해로부터 인명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Guzzetti, 2021; Ebrahim et al., 2024).
따라서, 본 연구는 토사재해 요인 가운데 URC 건축물의 안정성을 핵심 요소로 다루며, 2010–2020년 동안 발생한 토사재해 인명피해의 약 93.6% (73명)가 주택 파손 및 붕괴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통계를 토대로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러한 연관성은 2023년 경북 예천에서 토사재해로 인한 건축물 107채 중 광범위한 파손 및 완파를 나타낸 비율이 경량 판넬조가 56채(48%), 조적조가 37채(37.5%), 목조 및 토담조가 13채(12%)순으로 전체적으로 2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된 사실과도 관련된다(NDMI, 2023). 통계적인 측면에서 판넬조는 낮은 비용과 경량으로 인해 창고 또는 임시주거주택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어 통계에 가장 많은 파손 및 붕괴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구조적 관점에서 토사재해로 인해 붕괴 위험성이 가장 큰 건축물 형식은 블록 단위로 조립되는 구조형식인 조적조로 볼 수 있다.
블록 단위의 조립 구조체는 토사와 충돌 시 하중이 조적 구조에 전이되면서 개별 블록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거나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건축물 전체가 빠르게 구조적 불안정 상태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Suk et al., 2022; NDMI, 2024).
그러나, 완파가 발생된 다수의 건축물은 관리 사각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당시 건축물이 어떤 과정에 의해 완파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으로 조적조 블록의 이탈현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대표적으로, 2023년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에서 토사재해로 인한 조적조 건축물의 완파 및 인명피해(2명) 사례는 피해 건축물의 붕괴과정과 토사유입에 대한 기록이 누락되어 있어, 사면붕괴와 피해 건축물 간의 인과관계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해당 현장은 Fig. 1과 같이 조적조 건축물의 배후사면이 기반암 경사가 35°, 토사 지표경사는 약 20°의 완만한 형상으로 집중호우에 의해 토층이 포화하면서 사면 전체가 급격하게 붕괴된 유형이다(NDMI, 2023). 당시 현장에는 사면붕괴를 유발한 많은 흔적들이 남아있었으나, 완파된 조적조 건축물은 프레임조차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러한 사례로부터 건축물이 어떠한 구조적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와 토사 유입과정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현장 자료만으로는 명확히 규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해당 사례에서 발생한 조적조 건축물을 실증실험의 표준 실험모델로 선정하고, 대형 급경사지 시뮬레이터에 실제 지형과 유사한 경사, 토질, 강우특성을 반영하여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실험사면 구성 및 붕괴 원리
본 연구는 NDMI의 대형 급경사지 시뮬레이터(NDMI, 2024)를 활용하여 수행되었다(Fig. 2). 해당 시뮬레이터는 11 m (H) × 21 m (L) × 4 m (W) 크기로, 급경사지 피해 지역의 지형특성을 반영하여 기반암 역할을 하는 바닥부 경사를 35°로 조정하였다(Fig. 2a). 실험은 실제 사면의 붕괴 및 슬라이딩 속도 4–5 m/s를 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는데, 이는 NDMI에서 개발된 급경사지 붕괴 재현을 위한 경계조건 최적화 프로세스를 적용하였다(NDMI, 2023). 이 최적화 프로세스는 대형 급경사지 시뮬레이터 규모를 기초로 실험사면에서 슬라이딩 속도 4–5 m/s가 재현되기 위한 경계조건이 수록되어 있다.
실험사면을 재현하기 위한 실험절차는 층쌓기 과정에서 수위 컨트롤러(water level controller) 인근의 배면사면을 50° 이내로 축조하여 인공강우로 인해 균열 또는 붕괴를 방지하고, 균등한 침투가 발생할 수 있도록 설정하였다. 배면사면 하단부(배면수위와 접촉부)는 사면 바닥부에 원활한 침투를 유도하고, 붕괴 시 토사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경사형 모래층(sand layer)을 적용하였다. 실험사면이 축조된 이후, 사면 전체(하부, 중부, 상부) 에 걸쳐 체적함수비계(EC-5, METER Group, USA) 9개가 매설되었다(Fig. 2b). 실험사면에서 초기세팅이 완료된 후, 경계조건 최적화 프로세스를 준수하여 수위를 파이핑 현상이 발생되지 않는 수위 높이 0.3 m 이내로 설정하고, 인공강우를 50 mm/h의 강우 강도로 분사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사면내 침투수가 비탈 끝에 도달되어 체적함수비가 증가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지하수위 유입 장치가 작동하는 과정을 가진다. 지하수위 유입 장치는 최대 9 bar 압력으로 물이 주입되며, 사면바닥을 통해 사면토층을 바닥부부터 균열시키고 이로 인해 슬라이딩이 유발되는 원리이다.
Fig. 2c와 Fig. 2d는 실험사면 완공상태와 사면 하류부에 설치한 실규모의 조적조 주택을 보여준다.
Table 1은 실험 사면에 사용된 사면 구성토(화강암 풍화토) 및 경사형 모래층(모래)의 물리적·공학적 특성을 나타내며, Fig. 3은 입도 분포 곡선을 보여준다. 사면토층은 통일분류법(Unified Soil Classification System, USCS)에 따라 Silty Sand (SM)로 구성되었으며, 경사형 모래층은 Poorly Graded Sand (SP)로 분류되었다.
사면 조성은 실험 시뮬레이터가 대규모라는 점을 고려하여 굴삭기를 이용한 층쌓기 방식으로 축조되었다. 층쌓기는 사면이 시작되는 비탈끝에서 토사를 높이 1 m까지 쌓은 이후, 이와 동일한 절차를 반복하여 상부로 토층을 높여가는 방식으로 수행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굴삭기의 이동하중과 각기 다른 불균질성이 발생할 수 있으나, 본 연구의 목적은 사면 축조 이후 지하수위 상승에 의해 유발되는 슬라이딩의 유도이므로, 불균질성은 실험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으로 판단하였다. 단, 사면밀도에 따라 슬라이딩 시간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들밀도 실험을 실시하여 개략적인 사면 밀도를 확인하였다.
사면조성 이후 상부·중앙·하부 임의지점에서 들밀도 실험을 실시한 결과, 14–16 kN/m3 범위로 다소 낮은 밀도를 나타내어 슬라이딩이 발생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으로 판단된다. 실험 사면의 슬라이딩 모니터링을 위해 총 7개의 영상 촬영 장치가 활용되었으며, 실험 과정에서 수집된 모든 데이터는 데이터 로거에 저장되었다.
Table 1.
Physical properties of soil
조적조 건축물 설계 및 실험 조건
조적조 건축물은 건축구조설계기준(KDS 41 20 00)에 따라 3.0 m (L) × 3.0 m (W) × 3.0 m (H)의 실규모로 설계되었다(Fig. 4). 구조 구성은 내력벽과 기둥으로 이루어졌으며, 표준 규격(390 mm × 190 mm × 190 mm)의 콘크리트 블록을 사용해 시공하였다. 기초부는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3.6 m (L) × 3.6 m (W) × 0.35 m (H)의 사각 형태로 시공되었으며, 시멘트 모르타르를 사용하여 블록 벽체로 제작하였다. 또한, 실제 주거용 건축물의 구조적 조건을 재현하기 위해 전면부에는 창문과 출입구 개구부를 설정하고, 토사흐름 방향에서 밀려오는 슬라이딩으로 인해 주택 내부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더미(dummy)를 설치하였다(Fig. 5). 조적조 건축물의 바닥부는 토사 하중 작용 시 건축물이 자유 변형이 발생할 수 있도록 용접 처리하여 고정하였다.
조적조 건축물은 블록 단위로 조립되는 특성상, 외부 충격에 의해 개별 블록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건축물 전체가 일체형 건축물보다 빠르게 불안정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실험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에 따른 충격 전달 경로와 붕괴과정을 식별하기 위해 기초부, 벽체 중앙부, 측벽부에 로드셀을 각각 설치하였다. 기초부에 부착된 로드셀은 사면 붕괴 충격이 건축물 기초에 최초 도달하는 시점의 하중을 측정하기 위해 지면으로부터 기초부(높이 0–0.2 m)에 위치시켰다. 이 위치로부터 벽체 높이별 충격압의 분포 특성을 정량화하기 위해 벽체 중앙부와 측벽부에 각기 높이 0.2 m 간격으로 하단부(높이 0.2–0.4 m), 중간부(높이 0.4–0.8 m) 및 상단부(높이 0.8–1.0 m)의 지점에 로드셀을 수직 방향으로 배열하였다(Fig. 4).
모든 계측 센서는 고속 데이터 로거와 연동되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저장하였으며, 초당 20 Hz의 주기로 토사 충격압 데이터를 확보하였다.
결과 및 고찰
급경사지 붕괴 재현
실험사면은 2023년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의 토사재해를 재현하기 위해 기반암 경사 35°로 구성된다. 토사재해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사면이 붕괴될 수 있는 조건을 만족하여야 하는데, 본 시뮬레이터 바닥은 평면 형상의 경사이며 토층 깊이가 약 1.4 m에 달하고 있어 자연적으로 붕괴가 발생하기 어려운 상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면환경에서는 인공강우를 장기간 분사한다 해도 얕은 붕괴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과정에서 토사유실로 심각해질 수 있다(NDMI, 2023). 따라서, 본 실험에서는 급경사지 붕괴 재현을 위한 경계조건 최적화 실험 프로세스가 적용된 실험사면에서 수위(높이 0.3 m)와 강우가 분사되는 동시에, 사면 비탈 끝에 설치된 체적함수비가 증가하는 시점에서 지하수위 유입장치를 활용하여 사면을 인위적으로 붕괴시켰다. 실험사면에서는 약 4.6 m/s의 슬라이딩 속도가 나타났는데, 이는 NDMI의 토사재해 시뮬레이터에서 재현할 수 있는 이론적인 최대속도(5.11 m/s)의 약 90%로 높은 수준의 슬라이딩 속도가 달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NDMI, 2023).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과정 모니터링
이러한 조건에서 슬라이딩된 토사는 무보강 조적조 주택과 충돌 후 완전한 붕괴까지 도달하는데 총 1.5초 이내가 소요되었다(Fig. 6).
슬라이딩 토사와 조적조 주택 충돌 이후 기초부는 어떠한 변형이나 손상이 발생되지 않았으나, 조적조 주택은 완전하게 붕괴되었고, 이후 주택 내 토사가 유입되었다. 주택붕괴 순서는 벽체 중앙부, 측벽, 지붕 순으로 붕괴되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중앙 벽체가 토사하중에 가장 취약한 부위임을 나타낸다. 측벽의 경우 조적조 주택이 완전한 붕괴까지 도달하는데 소요된 전체 시간이 1.5초로 매우 짧음에도 불구하고 중앙 벽체가 붕괴된 이후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서 붕괴현상에 차이가 있다. 측벽은 주택 전면에서 후면까지 연결된 벽체가 지지하고 있어 소요의 지지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가지지만, 중앙벽체가 붕괴된 이후 지속적으로 밀려오는 토사류에 의해 측벽과 이어진 중앙벽체 부위가 외측으로 밀리거나 기울어져 측벽의 지지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로 인해 지지기반을 상실한 지붕도 연쇄적으로 붕괴되었다.
주택 내부를 모니터링한 결과, 중앙벽체 붕괴 이후 토사가 유입되어 더미가 매몰된 형태로 나타났는데, 이 때 조적조 블록이 이탈되면서 더미를 타격하여 크게 파손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주택붕괴는 토사에 의한 매몰뿐만 아니라, 슬라이딩 토사로 파괴된 조적조 블록도 주택내 거주민에게 물리적인 손상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결과적으로, 조적조 건축물은 단시간(1.5초 이내)내 붕괴되어 토사하중에 저항력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충격압 특성
슬라이딩된 토사가 실규모의 조적조에 충돌할 시 발생하는 충격력의 시간적·공간적 분포는 각 부재의 취약 지점과 응력 전달 경로를 분석을 통해 URC 건축물의 구조적 안정성 향상 및 보강 수준을 얼마만큼 할 것인지 정량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따라서, 토사하중 하에서 무보강 조적조 건축물의 기초부, 중앙벽체, 측벽에 각각 설치된 로드셀에 의한 충격압 결과를 비교·분석하였다.
기초부(높이 0.2 m)는 토사 충돌 이후 충격압이 점진적으로 증가하였으며, 본 실험에서 가장 높은 162 kPa가 측정되었다. 실제로 기초부는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파손이나 변형이 없어 외력 작용에 대한 높은 저항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Fig. 7). 이는 기초부가 콘크리트 재료로 강성이 높고 일체화된 형태로, 조적조 주택의 벽체와 구조재료적으로 차이가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는 건축물 붕괴를 유발하는 요소에서 구조 부재 간 상호작용보다 구성재료의 강성과 지지력이 더욱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으며, 동적 수평하중에 대응할 수 있는 주택 보강도 일체화 구조가 유리함을 나타내었다.
중앙벽체는 기초부 상부에 위치한 벽체 높이 0.4 m 지점에서 67 kPa로 조적조 주택에서 가장 높은 충격압이 계측되었다. 벽체 높이 0.6 m부터 1.0 m 사이의 중간부 및 상부 구간은 23–26 kPa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가 계측됐는데, 이는 슬라이딩으로 인해 벽체 하단부(높이 0.2–0.4 m)가 붕괴되어 강도가 이미 상실된 상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모니터링 결과와 같이 중앙벽체 하부는 조적조 주택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점임을 나타내는 결과이다.
중앙벽체 하부에서 계측된 토사 충격력 67 kPa는 Kang and Kim (2015)이 제시한 토사 충격압 30 kPa를 초과 시 조적조 건물이 붕괴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도 잘 일치하고 있어 본 실증실험은 일관성이 있는 결과로 판단된다.
한편, 측벽에서는 높이 0.6 m 지점에서 최대 207 kPa로 중앙벽체나 기초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충격압이 측정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토사하중에 대해 높은 저항력을 의미하지만, 이미 중앙벽체가 붕괴된 이후에 발생된 시점이므로 저항력 여부에 대한 판정은 모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중앙벽체가 충돌 직후 붕괴되면서 토사 하중이 측벽부를 밀었거나 모니터링 결과와 같이 블록이 이탈하여 측벽부에 순간적으로 충격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소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측벽 하단 높이 0.4 m의 충격압은 177 kPa로 높이 0.6 m보다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중앙벽체가 붕괴됨과 동시에 측벽과 연결된 하단부의 안정성이 약화되어, 구조적 저항력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된다. 즉, 벽체 하단부는 붕괴로 인한 구조의 단절로 인해 하중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일부 상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같이, 지붕을 포함하여 측벽부 붕괴는 중앙벽체의 붕괴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주택보강은 중앙벽체를 중심으로 건축물 좌우 측벽부를 연결하는 구조형식이 적합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구조부 취약부 개선을 위한 설계 조건
실증실험에서 분석된 결과는 조적조 주택의 중앙 벽체 하부(높이 0.2–0.4 m)가 주택 전체 구조 붕괴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앙벽체 하부를 따라 측벽까지 토사하중을 회피하거나 분담할 수 있는 설계구조로 주택 외벽에 보강 벽체를 덧대는 방식이 적합할 수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설계조건은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ⅰ) 조적조 블록의 이음매로 인한 파손 및 붕괴가 발생되지 않도록 블록 표면을 일체화시킬 수 있는 조적블록을 벽체화하여 주택에 덧댈 것
ⅱ) 높은 토사충격력에도 견딜 수 있도록 충분한 소요강도를 가질 수 있는 벽체 두께가 확보될 것
ⅲ) 주택이 노후되거나 균열이 존재하는 사례도 있으므로 토사충격으로 인한 균열부에서 붕괴되지 않도록 조적조 주택과 보강 벽체 사이에 완충재를 적용할 것
ⅳ) 토사재해 시 유송잡물 및 낙석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보강 벽체 내 응력을 크게 상쇄시킬 수 있도록 종·횡방향의 철근을 반드시 배근할 것
ⅴ) 보강 벽체에 들어가는 종방향 철근은 반드시 기초와 연결하여 정착력을 확보할 것
이상의 설계 제안은 주택 배후산지 특성을 중심으로 토질, 경사도, 유수흐름 등 각 현장조건에 따라 적용환경이 다양하므로, 조적조 주택 벽체 하단부를 보강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고려사항으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설계조건은 직접적인 충격을 저감할 수 있는 수단으로 유효하기 위하여 향후 보강 벽체 구성 시 벽체 두께 및 철근배근 유무에 따른 수치해석·실증실험을 수행하고 현장 시범구축을 통해 기초근거를 마련될 필요가 있다.
토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급경사지 붕괴로 인한 토사 충격력이 실규모의 조적조 건축물 붕괴에 미치는 영향을 급경사지 시뮬레이터에 의해 실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실증실험에서 약 4.6 m/s의 속도로 재현된 토사와 실규모의 조적조 주택이 충돌 이후, 조적조 벽체에서 계측된 67 kPa의 충격압은 조적조 주택의 붕괴 임계값을 제시한 타 연구결과 값을 상회하는 수치로, 실증실험의 현실성 및 결과의 타당성을 입증하였다.
(2) 토사와 충돌 이후 조적조 주택은 중앙벽체, 측벽, 지붕 순으로 단계적 붕괴과정을 나타내고 있으나, 측벽과 지붕의 붕괴는 중앙벽체의 붕괴여부에 크게 의존되고 있어 중앙벽체를 중심으로 토사 충격력을 상쇄시킬 수 있는 보강방법이 중요함을 시사하였다.
(3) 콘크리트 기초부는 조적조 블록으로 구성된 벽체의 붕괴결과와 다르게 어떠한 변형이나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건축물 붕괴를 유발하는 요소에서 구조 부재 간 상호작용보다 구성재료의 강성과 지지력이 더욱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하였으며, 주택 보강방식도 콘크리트 기초와 같이 일체화될 필요성을 나타내었다.
(4) 실증실험 결과를 토대로 조적조 건축물의 구조적 취약부인 벽체 하단부를 보강할 수 있는 설계조건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설계조건은 배후산지 특성과 토질, 경사도, 유수흐름 등 다양한 환경이 존재하므로, 조적조 주택 벽체 하단부를 보강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고려사항으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의 실험 기반 분석 결과는 향후 재해 대응 중심의 구조적 대책의 로드맵 수립에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으나, 현 단계는 세부적인 설계기준이 미확립 상태에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는 조적조 건축물의 하단부 두께 및 철근배근 유무에 따른 수치해석으로 표준화된 대표 설계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실증실험을 수행하여 세부 설계기준을 확립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