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국내에 존재하는 광산은 총 5,819개이며, 광종으로 분류하면 금속 광산은 2,299개소, 비금속 광산 3,077개, 석탄 광산 443개 등이 분포한다. 금속 광산은 약 1% 미만이 가행 중이고, 비금속 광산의 경우 활용성이 높은 석회석, 납석 등의 광종에 한하여 개발되고 있다. 석탄 광산은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 일환으로 거의 모든 광산이 폐광되었으며, 이들 중 휴폐광산은 총 5,475개로 폐광산 5,115개, 휴지광산 360개로 폐광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MOTIE, 2022). 광업은 일자리 창출, 산업 기반 형성, 지역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지만, 폐광된 이후 지역 경제가 침체되고 문제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Chung, 2004; Cho et al., 2014).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광산 지역을 재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활용 방안 모색이 정책과 연구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석탄산업합리화 추진 이후 폐광지역 관광화 사업은 국가주도로 2004년부터 2020년까지 2단계로 추진되었으며, 그 결과로 문화관광 기반 구축, 지역주민 인식 및 태도 개선, 폐광지역 이미지 개선 등의 다양한 효과가 나타났다(Yoo, 2022). 또한 한국광해광업공단 같은 관련 기관에서 폐광 ‧ 감축지원사업이나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다양한 정책 및 지역사회참여 방식을 통한 대체 산업 육성 등의 연구도 함께 수행하였다(Choo, 2019; Kwon, 2019; MIRECO, 2020).

광산의 채굴공동 및 갱도가 비교적 견고한 암반에 굴착된 지하 광산의 경우 일정한 대기 환경과 차광성, 보완성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어 공간 활용성 및 잠재성이 높으며, 최근에는 데이터센터나 연구시설 등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Chung et al., 1998; Dong et al., 2021; Kim et al., 2023). 다른 한편으로는 광산에서 배출되는 지하수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 지열에너지를 활용한 지역발전, 탄소 격리 및 저장 등의 공간으로의 활용 가능성이 평가되고 있다(Chung et al., 1998; Choi and Kim, 2005). 이 연구에서는 국내외 폐광산 활용 사례를 조사하여 폐광산 주요 사항, 이용 현황, 부지 이용 등을 파악한 후, 그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폐광산 활용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

폐광산 활용 사례

국내외 폐광산 활용 사례는 뉴스나 기사와 같은 언론매체와 발표된 연구 논문이나 보고서 등의 자료를 이용하였으며, 기본정보, 지역특성, 지질특성, 특이사항, 한계점 등의 항목을 조사하였다(Chung et al., 1998). 기본정보는 광산명, 위치, 채굴 방법, 광종, 활용용도, 개발 규모, 사업 주체, 예산 및 비용 등이 해당한다(Table 1). 지역 특성은 광산이 위치한 행정구역의 인구, 면적, 생산성 등이고, 특이 사항은 개발 이력과 운영 현황이 이에 해당한다. 최종적으로 국내 사례 31개와 국외 사례 85개에 대하여 조사하였으며, 그중 대표 사례는 다음과 같다.

국내 대표 사례

보령석탄박물관: 1995년 개관한 국내 최초의 석탄박물관으로 실내 전시장, 야외 전시장으로 구분되어 있고 내부전시관은 안내의 장, 탐구의 장, 발견의 장, 참여의 장, 확인의 장, 체험의 장 등 역사성, 사회성, 경제성 등을 강조한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광물, 화석, 굴진 채탄 운반장비 등 3,800여 점의 전시품이 소장되어 있다. 보령석탄박물관의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를 포함하여 약 39억 원이 투입되었다.

광명동굴: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가학산에 위치한 폐광으로 일본 식민 시절인 1912년부터 1972년까지 약 60년간 개발되었다. 수갱 길이는 약 420 m, 갱도 길이는 약 7.8 km로 약 50여개의 공동이 있다. 2011년 광명시가 광명동굴을 매입하여 동굴테마파크를 조성하였다. 갱도 약 7.8 km 중 2 km를 개방하였고, 웜홀광장, 빛의 공간, 와인동굴, VR체험관 등 다양한 컨텐츠들이 있다.

포천벨리: 지표 채굴 방법을 이용하여 1960년대에 채석 개발이 시작되어 2003년에 종료되었다. 아트밸리는 2009년 개방되었고 조성 면적은 106,063 m²에 달한다. 실내, 야외 관림시설로 구분되고 실내 관람시설은 천문과학관, 교육전시센터, 돌문화홍보전시관, 포천관광정보센터 등으로 구분된다. 야외 관람시설은 수심 25 m의 천주호, 조각공원, 하늘정원, 산책로와 조형물 43점이 비치되어 있다.

통리탄탄파크: 한보탄광의 부지와 갱도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테마파크로 2021년 개장하였다. 구문소의 용궁 설화를 모티브로 한 라이브 스케치, 증강현실 체험 포토존, 폐갱도를 활용한 프로그램, 디지털콘텐츠 등의 시설이 있다.

해외 대표 사례

Taieri Gorge Mine: 뉴질랜드 Dunedin에 위치한 광산으로 현재 가행 중이며 광산 주변에 협곡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광산의 주요 광종은 금이고 지하채굴 방법을 이용하여 1879년부터 개발되었다. Taieri Gorge Mine이 협곡 열차 유지관리비로 10년간 약 1,000만 달러를 사용하였다.

Salina Turda Mine: 루마니아 Turda에 위치한 광산으로 폐광 후 테마파크와 광산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광종은 암염이고 지하채굴 방식을 이용하여 11세기부터 1932년까지 채굴되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주민 대피소로 사용되었고 2010년 테마파크로 개장하였다. 광산 활용 사업은 Turda Saltworks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약 5.89백만 유로를 투자하였다.

Ramsbeck Mine: 독일 Goslar에 위치한 광산으로 폐광 후 박물관, 전시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광종은 석탄이고 지하 채굴 방식을 이용하여 11세기부터 1988년까지 채굴되었다. 공동의 규모는 약 300,000 m³에 달하고,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Ocnele Mari Mine: 루마니아 Ocnele Mar에 위치한 광산으로 폐광 후 풋살 경기장과 종교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광종은 암염으로 지하 채굴 방식을 이용하여 신석기 시대부터 1957년까지 개발되었다. 광산 활용 사업은 국영기업인 Salrom이 주관하고 있으며 사업 비용은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다.

Wieliczka Mine: 폴란드 Wieliczka에 위치한 광산으로 폐광 후 광산 투어, 종교시설, 콘서트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광종은 암염이고 지하채굴 방법을 이용하여 13세기부터 1996년까지 개발되었다. 현재 폴란드 공식 역사 기념물이고 197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Kamaishi Mine: 일본 Kamaishi에 위치한 광산으로 폐광 후 식물재배 및 저장창고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광종은 철이고 지하 채굴 방법을 이용하여 1857년부터 1992년까지 개발되었다. 광산 활용 사업은 Nittetsu Mining Co., Ltd.가 주관하고 있고 2023년까지 173억 엔을 투자하였다. 현재 활용하고 있는 공간 규모는 약 93,000 m³이다.

Springfield: 미국 Springfield에 위치한 광산으로 폐광 후 식품 저장 창고로 이용되고 있다. 주요 광종은 석회석이고 지하 채굴 방식을 이용하여 1946년부터 개발되었다. 1960년부터 굴착된 공간을 이용하였고, 2022년 기준 50개의 다양한 회사가 입점하여 치즈 등 식품 및 재료의 창고로 이용되고 있다. 광산 활용 사업은 Springfield Underground가 주관하고 있고 향후 추가 사업 확장 비용으로 약 1,000~1,2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Prosper-Haniel Mine: 독일 Bottrop에 위치한 광산으로 폐광 후 양수발전소로 운영 계획 중이다. 주요 광종은 석탄으로 지하 채굴 방식을 이용하여 1856년부터 2018년까지 개발되었다. 광산은 GAG AG가 소유하고 있고 사업 투자에 약 90백만 유로를 사용하였다.

Kamioka Mine: 일본 Gifu에 위치한 광산으로 폐광 후 중성미자 관측소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광종은 은, 납, 아연 등이며 지하굴착 방법을 이용하여 1874년부터 채굴되었다. 1983년 연구시설을 갱내에 설치하였고, 1996년부터 현재까지 슈퍼 카미오칸데(연구시설)를 가동 중이고, 2027년 이후에는 하이퍼 카미오칸데가 가동될 예정이다.

폐광산 활용 분야 및 현황

활용 분야

국내외 116개 사례 조사를 통하여 관광/체험, 레저/체육, 문화/예술, 농업/저장, 폐기물처분장, 데이터센터, 발전/산업, 연구 등 8개 대분류와 세부사업 항목으로 구성되는 분류기준을 수립하였다(Table 2). 관광/체험의 세부사업 항목은 박물관, 갱내체험, 유적지, 식당, 카페 등이고, 레저/체육은 짚라인, 캠핑, 골프, 관광열차, 경기장 등이다. 문화/예술의 세부사업 항목은 전시장, 콘서트, 극장, 종교시설 등이고, 농업/저장은 식물재배, 와인 저장시설 등이다. 발전/산업의 세부사업 항목은 지열발전, 화력발전, 양수발전, 물류창고 등이고, 연구는 URL, 연구시설 등이다.

국내 활용 사례를 활용 분야로 구분하여 조사한 결과 관광/체험이 5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 문화/예술, 농업/저장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Fig. 1a). 국외 활용 사례의 경우 관광/체험이 4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 문화/예술, 레저/체육, 연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Fig. 1b). 국내외 모두에서 관광/체험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관광/체험, 레저/체육, 문화/예술이 전체의 7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Fig. 1.

Proportion of main categories in (a) domestic and (b) international abandoned mine utilization cases.

광종별 폐광산 활용 현황

폐광산 활용 사례를 광종별로 분류한 결과, 국내 폐광산의 경우 금속 광산 32%, 비금속 광산 36%, 석탄 광산 32%로 비슷한 비중을 보였고, 채굴 방법의 경우 노천 채굴이 16%, 지하 채굴이 84%로 지하 채굴이 노천 채굴 보다 약 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Fig. 2). 국외 폐광산 활용사례의 경우 금속 광산 39%, 비금속 광산 39%, 석탄 광산 22%로 금속과 비금속 광산의 비율은 같고, 석탄 광산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채굴 방법의 경우 노천 채굴이 18%, 지하 채굴이 82%로 지하 채굴이 노천 채굴 보다 약 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Fig. 3).

Fig. 2.

Proportion of (a) ore types and (b) mining methods in domestic abandoned mine utilization cases.

Fig. 3.

Proportion of (a) ore types and (b) mining methods in international abandoned mine utilization cases.

이용 공간별 폐광산 활용 분야

폐광산 이용 공간을 갱내(underground), 노천채굴지(open pit), 광산부지(site), 광산주변(surroudings), 갱내+광산부지, 갱내+광산주변, 광산부지+광산주변, 광산부지+노천채굴지 등 8개로 구분하여 활용대상을 검토하였다(Fig. 4). 국내 사례의 경우 갱내와 갱내+광산부지가 32.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 광산부지(16.3%), 노천채굴지(12.9%), 광산부지+광산주변(3.2%), 갱내+광산주변(3.2%) 순으로 나타났다. 국외 사례의 경우 갱내가 46.9%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 갱내+광산부지(16.0%), 노천채굴지+광산부지(13.6%), 광산주변(3.7%), 광산부지+광산주변과 갱내+광산주변(2.5%), 광산부지+노천채굴지(1.2%)로 나타났다. 국내외 사례를 종합하면, 폐광산 활용을 위한 공간은 갱내와 광산부지를 주로 활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Fig. 4.

Utilization ratio by functional space in (a) domestic and (b) international abandoned mine cases.

광종 및 이용 공간별 폐광산 활용 현황

주요 광종에 따라 금속, 비금속, 석탄으로 구분하여 국내외 전체 사례에 대한 폐광산 이용 공간별 활용 분야를 검토하였고, 그 결과는 Fig. 5와 같다. 금속 광산의 경우 40개소에 해당하고 갱내가 37.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 광산부지, 갱내+광산부지(20.0%), 노천채굴지(7.5%), 광산주변, 광산부지+광산주변(5.0%), 광산부지+노천, 갱내+광산주변(2.5%)로 나타났다. 비금속 광산의 경우 43개소가 해당되고 갱내가 65.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 노천채굴(27.9%), 갱내+광산주변(4.7%), 광산부지(2.3%)로 나타났다. 석탄 광산의 경우 29개소에 해당하고, 갱내+광산부지가 51.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 광산부지(24.1%), 갱내(17.2%), 광산부지+광산주변(3.5%), 광산주변(3.5%) 순으로 나타났다.

Fig. 5.

Number of utilization by functional space for each ore type in domestic and international abandoned mine cases.

이용 공간 및 세부 활용 분야별 폐광산 활용 현황

폐광산 활용 공간(갱내, 광산주변 등 8개)을 관광/체험(TE), 관광/체험+농업/저장(TE+AS), 관광/체험+레저/체육(TE+LS), 관광/체험+문화/예술(TE+CA), 관광/체험+발전/산업(TE+PI), 농업/저장(AS), 농업/저장+연구(AS+R), 데이터센터(DC), 레저/체육(LS), 레저/체육+농업/저장(LS+AS), 레저/체육+문화/예술(LS+CA), 문화/예술(CA), 문화/예술+발전/산업(CA+PI), 문화/예술+농업/저장(CA+AS), 발전/산업(PI), 연구(R), 연구+농업/저장(R+AS), 폐기물처분장(WD) 등 18개 분야로 구분하여 검토하였고 그 결과는 Fig. 6과 같다. 갱내 활용사례(48개) 중 관광/체험이 8개로 가장 많았고, 갱내+광산부지 활용사례(23개)에서는 관광/체험이 10개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갱내+광산주변 활용사례(3개)는 관광/체험이 2개, 관광/체험+레저/체육이 1개로 나타났다. 광산부지의 경우 16개의 사례로 분류되었고, 그중 관광/체험이 5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산부지+광산주변은 관광/체험, 관광/체험+레저/체육, 문화/예술이 1개씩으로 나타났다. 광산부지+노천채굴지의 경우 발전/산업 1개 사례만 해당되었고, 광산주변은 관광/체험, 관광/체험+문화/예술, 발전/산업 각각 1개씩 분류되었다. 노천채굴지의 경우 16개 사례에 해당하고, 레저/체육, 문화/예술이 5개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Fig. 6.

Number of utilizations by functional space for 18 utilization fields in domestic and international abandoned mine cases.

결 론

폐광산을 활용한 국내외 사례를 조사해 활용사업 분야, 공간활용, 활용대상 등을 분석하였다. 폐갱도의 활용사업 분야는 8개로 구분하였고 관광/체험, 레저/체육, 문화/예술 분야에서 7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였다. 3개 분야에 큰 비중이 나타난 이유는 갱내환경, 입지조건, 공간여건 등이 크게 제한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폐광산의 활용 공간에 대해 분석한 결과 갱내의 경우 소규모인 운반갱도보다 공간활용성이 높은 채굴적을 주로 사용하였고, 카페, 식당, 박물관 등 전기 및 수도시설이 필요한 경우 채굴공간보다 선광장, 식당 등 광산 주변시설물을 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광산은 갱내의 경우 주개발갱도, 갱구, 광산 부지를 주로 활용하였다. 금속 광산은 채굴적을 사용하였고, 비금속 광산은 다른 광산들보다 채굴 규모가 커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광산의 활용 공간과 활용 분야에 대하여 분석한 결과 갱도(채굴공간)만으로 사업성이 결여되는 부분이 많아 지상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자료를 통해 폐광산 활용분야, 활용부지선정 등의 기초자료로 사용이 가능하며 폐광산 활용 분야 선정을 위해서는 광해 발생 유무 및 피해정도, 사업 예측, 홍보, 유지관리비용 등 다양한 특성에 대한 고려가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